1년간 사업에만 몰입하면서 배운 5가지 교훈
안녕하세요, 리오입니다. 오랜만에 사업 일기를 올립니다. 오늘은 지난 1년 동안 사업에만 몰입하면서 배운 5가지를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먼저 지금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지 공유를 먼저 드리겠습니다. 저는 '누구나 쉽게 열정을 따를 수 있도록 돕는다'는 마음으로 긱어스라는 플랫폼을 만들고 있습니다.
긱어스는 현재 유저는 1.4만 명, 월간 활성 사용자는 3천 명 정도이고, 오늘 기준 입점한 크리에이터는 78명입니다. 목표는 월간 활성 사용자 100만 명, 그리고 크리에이터 1만 명이 이곳에서 자신의 열정을 수익화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긱어스는 VC 투자 없이 부트스트랩 방식, 즉 스스로 벌어서 스스로 자생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제가 거의 모든 일을 직접 해야 합니다.
할 일은 많지만, 성장하는 과정이 즐겁습니다. 그리고 이 시기에는 모든 일을 직접 다 해야하는데, 오히려 좋다고 느껴집니다. 고객 피드백을 하나하나 직접 들으면서 제품 방향을 잡고, 마케팅을 하면서 제품의 소구 포인트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지난 1년은 '소프트웨어 제작에만 온전히 몰입하면 훨씬 뛰어난 제품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콘텐츠와 외부 활동을 최대한 줄이고 제품에만 집중했습니다. 아직 개선할 점은 많지만, 이제는 시장에 자신 있게 내놓을 만큼 다듬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그 1년 동안 배운 것들을 하나씩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원칙 중심 사고의 중요성
'원칙'이나 '규칙'이라는 말을 들으면 보통 나를 제약하고 구속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런데 완전히 반대입니다. 원칙은 오히려 나를 지켜줍니다. 바로 멍청한 짓을 하지 않도록요. 저는 똑똑하다는 게 대단한 일을 해내는 게 아니라, 멍청한 짓을 최대한 하지 않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아침 일찍 일어나 일을 시작하고, 운동도 아침에 끝냅니다. 이때는 생각이 긍정적으로 흐르고, 자신감과 자기효능감이 넘칩니다.
그런데 오후 5시쯤만 되면 의지력이 바닥납니다. 그때 하는 생각은 아침과 정반대로, 굉장히 부정적이고 자기파괴적이에요. 군것질하고 싶다, 그냥 드러누워서 넷플릭스나 보고 싶다. 이런 생각이 자동적 패턴처럼 올라온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어떻게든 고쳐보려고 애썼지만, 의지력에 의존하니 저녁만 되면 계속 무너졌고 그게 다음 날 아침까지 영향을 줬습니다. 그래서 결단을 내렸습니다.
"오후 5시의 리오야, 너는 이제 의사결정 권한이 없어."
저는 5시 이후의 생각은 믿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때의 선택도 믿지 않기로 했고요. 의지력을 믿는 대신, 시스템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제 집에 와이파이와 인터넷이 절대 없습니다. 퇴근할 때는 휴대폰을 사무실에 두고 나옵니다. 휴대폰에는 절대 해제할 수 없는 SNS 차단기가 깔려 있고, SNS는 아이패드에만 설치해서 점심에 가끔 확인하려고 합니다. SNS는 한번 보는 순간 알고리즘의 늪에 빠지기 때문에, 쓰더라도 아주 의식적으로 써야 합니다.
이렇게 원칙을 세우고 나니 저녁에 쓸데없는 짓을 안 하게 됐고, 일찍 자게 됐고, 잘 자니까 사고가 훨씬 명확해졌습니다.
사람은 실수를 합니다. 그리고 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그 실수가 쌓이면 장기적으로 삶과 사업을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그걸 시스템으로 막아주는 장치가 바로 원칙입니다. 저는 이걸 개인 삶뿐 아니라 관계와 사업에도 똑같이 적용하고 있습니다.
2. 휴식의 중요성
"열심히 일하라"는 말은 개소리입니다. 올바른 방향으로, 똑똑하게, 그리고 열심히 일해야 합니다. 그냥 열심히만 하는 건, 생각을 게을리하고 있는 겁니다.
예전의 저는 일을 사랑한다는 핑계로 하루 종일 일해야 성공할 자격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지금 보면 정말 어리석은 생각이었어요. 초콜릿을 사랑한다고 하루 종일 초콜릿만 먹으면 당뇨병에 걸립니다.
자는 시간을 빼고는 모든 시간을 생산적으로 쓰려고 애썼는데, 그럴수록 번아웃이 오고, 일하기 싫어지고, 품질 낮은 결정을 내리게 됐습니다.
그러다 이사를 하면서 이번엔 다르게 살아보자고 다짐했습니다. 일을 조금 내려놓고, 내 삶과 행복에 시간을 더 쓰자고요.
그래서 지금은 아침에 반드시 운동을 합니다. 퇴근하면 피아노와 복싱을 배우고, 여자친구와 요리해서 밥을 먹고 산책을 합니다. 일요일에는 반드시 쉽니다.
이렇게 하니 훨씬 행복해졌습니다. 쉬는 도중에 더 나은 시스템을 발견하기도 하고, 다음 돌파구가 되는 아이디어를 얻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휴식도 업무에 포함된다고 완전히 믿습니다. 그리고 휴식도 업무처럼 철저하게 계획합니다. 오후 5시 이후는 무조건 휴식. 매주 일요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휴식. 매월 말에는 3일, 매 분기에는 일주일 동안 해외에서 쉽니다.
이렇게 휴식을 미리 계획하고 나서, 저는 이전보다 훨씬 생산적이고 행복한 사람이 됐습니다.
3. 무엇보다 진실함을 따르자
우리 사회에는 "감사하는 사람이 되라", "친절한 사람이 되라"는 메시지가 넘쳐납니다. 저도 여기서 많이 헷갈렸어요. 화가 나서 미쳐버리겠는데 '친절해야지, 감사해야지' 하고, 그 감정을 억누르면 정말 화병이 납니다.
친절, 감사 등 이런 가치가 훌륭하지만, 저는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오면 억누르면 안 됩니다. 억누르면 다음에 더 크게 돌아옵니다. 분노나 두려움이 올라온다는 건, 지금 직면해야 할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물어봐야 합니다. 나는 지금 '친절해야지', '이거라도 감사해야지' 하면서 자기합리화를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내면에 쌓인 응어리를 풀지 않으면, 진심 어린 친절과 감사는 나올 수가 없습니다. 친절과 감사는 애써서 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스스로에게 솔직해야 하고, 진실을 발견했다면 불편하더라도 직면하고 해결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나에게 무례한 말을 했을 때 웃으며 친절하게 대한다? 그런 건 없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저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느껴집니다"라고 말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 다음에 진짜로 친절할 수 있습니다.
4. 통째로 받아라
좋은 면뿐 아니라, 안 좋은 면까지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저는 대학교를 중퇴하고 첫 1~2년 동안 친구들 인스타그램을 염탐하면서 부러워했습니다. 나도 저렇게 편하게 놀러 다니고 싶다. 부모님 용돈 받으며 과제만 하면서 걱정 없이 살고 싶다. 왜 나는 이 힘든 길을 택했을까. 사업을 하면서도 현금 흐름이 불안정하고,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부담이 컸습니다.
그런데 최근에야 '대가'라는 걸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업에는 자유가 있고, 누구의 지시도 받지 않고, 수입에 한계가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현금 흐름이 불안정하고, 일이 아무리 많아도 다 해내야 하고, 모든 문제의 책임이 나에게 있습니다.
둘은 함께 따라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섬세한 사람은 남들이 놓치는 디테일을 잘 봅니다. 그런데 동시에 예민해서 주변을 피곤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장점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면도 함께 존재하는 법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옛 친구들을 만나도 대화가 잘 안 통해서 어색할 때, 생일에 연락이 오지 않을 때, 가족과 자주 못 만나 조금 뜸해졌을 때, 졸업장이 없어서 망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 때,
"나는 대학 대신 사업을 선택했고, 이게 그 대가구나."
사업은 하고 싶으면서, 하기 싫은 일은 하기 싫다.
SNS로 사업을 키우고 싶으면서, 욕먹는 것은 싫다.
저녁에 하고 싶은 것 다하면서 놀면서, 목표에 빨리 이루고 싶다.
즉 이렇게 말하지 말고, 그에 대한 대가를 두팔 벌려서 받아드리라는 겁니다.
5. 내려놓고, 흐름에 맡기기
저는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을 정말 좋아합니다. 사람이 할 일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 최선을 다하고, 결과가 어떻든 받아들이라는 말입니다. 사업뿐 아니라 인생 전체에 해당하는 말이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결과는 거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나도 결국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고 있고, 자연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으니까요.
저는 나무를 보며 이걸 다시 새깁니다. 나무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햇볕이 내리쬐나, 그 자리에서 묵묵히 모든 걸 통째로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자기 할 일을 하면서 결국 열매를 맺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금은 이런 흐름인가 보다."
예전엔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기면 아까워 죽겠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지금은 돈이 흘러나갈 흐름인가 보다' 합니다. 부모님과 조금 다퉜을 때도 '지금은 잠시 거리를 둘 시기인가 보다' 하고 받아들입니다.
이 마음가짐이 저에게 큰 평온을 가져다줬습니다.
이렇게 지난 1년 동안 사업을 하면서 제가 배운 것들 5가지에 대해서 공유해봤습니다. 오늘 이야기가 여러분에게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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