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사는데도 제자리인 이유 : 당신의 게임을 시작하세요
얼마 전 첫 무료강의를 열었습니다.
강의 제목은 조금 장난스러웠습니다.
“너 지금 튜토리얼에서 8년째 놀고 있잖아?”
제가 이 강의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꽤 진지했습니다.
우리는 정말 열심히 삽니다.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더 좋은 방법을 찾아다니고,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공부합니다.
해야 할 일을 몰라서 못 하는 것도 아닙니다.
운동해야 하는 것도 알고,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것도 알고,
사람을 만나야 하는 것도 알고, 사업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압니다.
이상하게도 행동은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또 자신을 의심합니다.
나는 왜 이렇게 실행력이 없을까.
왜 이렇게 의지가 약할까.
왜 아는데도 못할까.
이번 강의는 바로 이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왜 하필 ‘게임’이었을까요?
우리는 인생을 너무 무겁게 생각합니다.
한 번뿐인 삶이고,
실패하면 안 될 것 같고,
어떤 선택은 되돌릴 수 없을 것 같고,
늘 제대로 된 답을 골라야 할 것처럼 살아갑니다.
그런데 게임을 할 때는 조금 다릅니다.
캐릭터를 고르고,
내 능력치를 확인하고,
장비를 바꾸고,
퀘스트를 깨고,
실패하면 다시 도전합니다.
한 번의 실패로 게임 전체가 끝나는 것도 아니고,
그동안 쌓은 경험이 모두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인생도 게임처럼 바라보기 시작하면
이상하게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나는 어떤 캐릭터인지.
지금 어떤 장비를 들고 있는지.
왜 매번 같은 구간에서 막히는지.
그리고 지금 내가 깨야 할 메인 퀘스트는 무엇인지.
이번 강의에서는 인생을 하나의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그동안 너무 심각해서 보이지 않았던 내 삶을
조금 멀리서 바라보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능력이 아니라 ‘내 캐릭터’를 모르는 데서 시작됩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캐릭터를 고릅니다.
기사인지, 마법사인지, 궁수인지에 따라
사용하는 무기도 다르고, 올려야 할 스탯도 다르고, 공략법도 달라집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정작
내가 어떤 캐릭터인지 모른 채 게임을 시작합니다.
누군가 새벽 5시에 일어나 성공했다면 나도 새벽 5시에 일어나고,
누군가 매일 콘텐츠를 올려 성공했다면 나도 그대로 따라 합니다.
물론 검증된 방법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같은 방법도 누가 사용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기사에게 마법사의 지팡이를 쥐여주고 “왜 마법을 못 쓰냐”고 몰아붙이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더 좋은 공략법을 찾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어떤 캐릭터인지 아는 것입니다.
나는 무엇을 잘하는지.
어떤 순간에 에너지가 생기는지.
어떤 환경에서 가장 잘 움직이는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인지.
내 캐릭터를 알아야
어떤 스탯을 키울지,
어떤 장비를 사용할지,
어떤 퀘스트를 선택할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버그’라고 생각했던 것은 결함이 아닐 수 있습니다.
행동하지 못하고, 자꾸 미루고, 같은 문제를 반복하면
우리는 그것을 자신의 결함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원래 게을러.”
“나는 의지가 약해.”
“나는 왜 이것도 못하지?”
하지만 저는 다르게 봅니다.
당신이 고장 난 게 아닙니다.
내 캐릭터와 맞지 않는 게임을 하고 있었거나,
잘못된 무기를 들고 있었거나,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무거운 갑옷을 오래 입고 있었을 뿐입니다.
어렸을 때는 나를 지켜줬던 방식이
지금은 나를 가로막을 수도 있습니다.
실패하지 않기 위해 완벽해야 했고,
사랑받기 위해 착해야 했고,
상처받지 않기 위해 사람을 피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때는 필요했던 갑옷입니다.
하지만 캐릭터는 이미 성장했는데 여전히 같은 갑옷을 입고 있다면,
이제는 나를 보호하는 장비가 아니라 움직이지 못하게 만드는 무게가 됩니다.
그러니 나를 고치려고 하기 전에 먼저 물어야 합니다.
지금의 나에게도 이 갑옷이 정말 필요한가?
실행력이 없는 게 아니라, 내 안에서 이미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습니다.
사람에게는 ‘창과 방패’가 모두 필요합니다.
창은 앞으로 나아가는 힘입니다.
도전하고 싶고,
돈을 벌고 싶고,
사랑받고 싶고,
나를 표현하고 싶고,
내가 원하는 삶을 향해 움직이고 싶은 마음입니다.
방패는 나를 지키는 힘입니다.
상처받기 싫고,
실패하기 싫고,
쉬고 싶고,
거절하고 싶고,
내 에너지를 보호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둘 다 필요합니다.
문제는 이 두 무기가 세상이 아니라 서로를 향할 때 시작됩니다.
돈을 벌고 싶으면서
“돈만 밝히는 사람이 되면 어떡하지?”라고 생각합니다.
나답게 표현하고 싶으면서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면 어떡하지?”라고 멈춥니다.
사랑받고 싶으면서
“또 상처받으면 어떡하지?”라며 사람을 밀어냅니다.
내 창으로 내 방패를 뚫으려고 하고,
내 방패로 내 창을 막습니다.
그러니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 같은데 이상하게 지칩니다.
실행력이 없는 게 아닙니다.
이미 내 안에서 하루 종일 전쟁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끝까지 버티면, 결국 몸이 대신 멈춰줍니다.
이런 삶이 오래 지속되면 문제는 단순히 “힘들다”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머리는 계속 괜찮다고 말합니다.
“조금만 더 하면 돼.”
“다들 이 정도는 버티잖아.”
“내가 유난인 거야.”
“지금 쉴 때가 아니야.”
그런데 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잠을 자도 피곤하고,
이유 없이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숨이 답답하고,
소화가 잘되지 않고,
머리가 멍하고,
작은 일에도 예민해지기도 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고,
이전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때조차 자신을 탓합니다.
“왜 이렇게 약해졌지?”
“왜 이렇게 무기력하지?”
“예전에는 이것보다 더 힘든 것도 했는데.”
하지만 오랫동안 자신과 맞지 않는 방식으로 자신을 끌고 왔다면,
몸이 브레이크를 밟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쉬고 싶은데 계속 일했고,
싫은데 괜찮다고 했고,
두려운데 아무렇지 않은 척했고,
내가 원하는 방향보다
해야 한다고 배운 방향을 더 오래 따라갔습니다.
머리와 마음의 충돌을 오래 방치하면 결국 몸까지 그 전쟁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이 움직이지 못할 때
무조건 의지부터 끌어올리는 것이 답은 아닙니다.
더 세게 밀어붙이기 전에
왜 몸과 마음이 계속 브레이크를 걸고 있는지부터 봐야 합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는 단순히 의지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됩니다.
지속적인 신체 증상이 있다면 심리적인 원인으로 단정하지 말고 필요한 진료를 받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는 점점 더 큰 사건이 나를 몰아붙입니다. 이 내용은 다음기회에 또 풀어보겠습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가 아니라 ‘정렬’이 먼저입니다.
현실과 이상.
이성과 감정.
돈과 사랑.
도전과 안정.
우리는 자꾸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꼭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현실을 살아가는 방식과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기 시작하면,
억지로 자신을 끌고 가지 않아도 행동은 훨씬 쉬워집니다.
내가 원하는 것과 내가 해야 하는 것이 싸우지 않게 만드는 것.
그게 제가 말하는 ‘정렬’입니다.
그래서 저는 사람에게 무조건 “해”라고 말하기보다,
그 사람이 왜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지를 먼저 봅니다.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자신에게 맞지 않는 방법으로
계속 자신을 움직이려고 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흩어져 있던 생각과 감정이 한 방향으로 정렬되면
망설임은 줄어들고 실행은 빨라집니다.
더 많은 의지가 필요한 게 아닙니다.
나를 거스르지 않고도 움직일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 합니다.
실패해도 당신의 게임은 처음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우리는 실패하면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업이 망하면 0이 되고,
관계가 끝나면 실패가 되고,
잘못된 선택을 하면 시간을 버렸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게임은 그렇지 않습니다.
퀘스트에 실패해도 내가 그 과정에서 익힌 공략법까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업이 실패해도
고객을 다뤄본 경험,
사람을 보는 눈,
세일즈 능력,
문제를 해결한 경험은 남습니다.
관계가 끝나도 그 안에서 알게 된 나 자신은 남습니다.
결과는 사라질 수 있어도 경험치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저는 이것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나의 여정은 자동으로 저장된다.”
그러니 실패는 게임오버가 아닙니다.
다음 플레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경험치가 하나 더 쌓인 것입니다.
결국 이번 강의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하나였습니다.
우리는 더 좋은 공략법이 없어서 멈춰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 캐릭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너무 오래 남의 게임을 플레이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사는 것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내가 어떤 캐릭터인지 알고,
지금 나를 가로막는 버그가 무엇인지 발견하고,
오래 입고 있던 갑옷을 벗고,
서로 싸우고 있던 창과 방패를 같은 방향으로 돌리는 것.
그러고 나서야 비로소 내 인생의 메인 퀘스트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삶에는 하나의 정답이 없습니다.
누군가의 공략집은 참고할 수 있지만, 그 사람의 캐릭터와 내 캐릭터는 다릅니다.
우리는 자기 게임을 플레이해야 합니다.
남의 게임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 캐릭터를 제대로 사용하는 사람.
제가 이번 강의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당신이 고장 난 게 아닙니다.
당신의 게임이 아직 제대로 시작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이제 튜토리얼을 끝내고,
내 게임을 시작할 차례입니다.
— 난나상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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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캐릭터에 맞게 게임을 하자!!
좋은 인사이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