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해낼 걸 아는데, 왜 이렇게 숨이 막힐까

잘해낼 걸 아는데, 왜 이렇게 숨이 막힐까

강의 런칭에 성공했다.

돈도 받았고, 신청도 들어왔다.

겉으로 보면 축하받을 일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이 가볍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종류의 불안이 올라왔다.

“이제 돈을 받았으니까,

결과를 만들어줘야 하는 거 아니야?”

“이만큼의 책임을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그리고 더 솔직한 질문 하나가 따라왔다.

“나는… 가르치는 걸 정말 좋아하는 걸까?”

❚ 이 질문은 그만두고 싶어서 나오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한다.

이런 질문이 올라오면

“아, 나랑 안 맞는 일인가 보다”라고.

그런데 내가 느낀 건 정반대였다.

이 질문은

도망치고 싶을 때 나오는 질문이 아니라,

이미 판 안에 들어온 사람만 하는 질문이었다.

아무 책임이 없을 땐

이런 고민조차 하지 않는다.

❚ 돈을 받는 순간, 게임이 바뀐다

런칭 전의 불안은 단순하다.

“팔릴까?”

“신청자가 있을까?”

그런데 돈을 받는 순간

불안의 결이 달라진다.

  • 이제는 변명할 수 없고

  • 이제는 대충 넘길 수도 없고

  • 이제는 ‘내가 만든 구조’가 사람의 시간과 돈을 건다

그래서 숨이 막힌다.

그건 약해서가 아니라,

책임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 내가 가르치는 걸 싫어하는 게 아니었다

곰곰이 들여다보니

내가 싫어한 건 ‘가르침’이 아니었다.

  • 감정으로 계속 끌어줘야 하는 구조

  • 결과까지 내가 대신 짊어지는 역할

  • 누군가의 실행을 대신 책임지는 상태

이게 나를 지치게 만들고 있었다.

나는 누군가를 설득하는 사람보다

구조를 설계하는 사람에 가깝다.

열정을 주입하는 사람보다

움직일 수밖에 없게 만드는 환경을 만드는 쪽이다.

그 차이를 이제야 인정하게 됐다.

❚ 출장도, 탄식도, 다 이유가 있었다

출장이 부담스럽고,

강의 일정이 다가올수록 한숨이 나오는 이유는

게으름이 아니었다.

나는 에너지를 마구 쓰는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더 정확하게 쓰고 싶고,

그래서 더 조심스러워진다.

이런 사람은

사람을 많이 상대하는 일을 할 때

항상 한 번 더 흔들린다.

그 흔들림을

“안 맞는 일”로 해석하면 안 된다.

그건 방식을 바꾸라는 신호다.

❚ 그래도 이상하게, 나는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확신은 있다.

“나는 잘해낼 거라는 걸 안다.”

이 확신은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이미 한 번 해냈고,

이미 구조를 만들었고,

이미 도망치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

못할 사람은

이 지점까지 오지 못한다.

❚ 그래서 나는 이렇게 정리했다

나는 결과를 만들어주는 사람이 아니라,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사람이다.

나는 모두를 책임지는 사람이 아니라,

실행할 사람을 걸러내는 기준을 만드는 사람이다.

나는 열정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실행을 멈추지 않게 하는 시스템을 만든다.

이 문장들로 나 자신을 다시 세웠다.

❚ 마지막으로

지금 느끼는 이 불안은

그만두고 싶어서가 아니라,

더 잘하고 싶어서 나온다.

이 단계의 불안은

도망치라는 신호가 아니라

다음 레벨로 올라가기 전, 정렬하라는 신호다.

숨이 막혀도 괜찮다.

탄식이 나와도 괜찮다.

이미 나는

판 위에 올라온 사람이고,

그건 아무나 되는 자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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