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페이지 - day 15

오늘 클로드와 나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글감이 하나 툭 튀어나왔다.

나는 나의 몸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늘 부닥치고 있던 문제였는데 막상 작정하고 생각해 보지는 않았던 주제다.

나는 옷 매장에 가면 늘 쭈볏거린다.

특히 이곳 캄보디아는 여성들의 체구가 작아서 옷 사이즈가 거의 44, 55 정도이다.

그러니 예쁜 옷은 내겐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다.

쬐끄만하고 천조각 같은 옷 사이를 하릴 없이 쓱 둘러보다 서둘러 매장을 빠져나온다.

그럴때마다 살찐 내 몸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어릴때 엄마는 늘 여동생과 나를 비교했다.

동생은 뭘 입어도 태가 났다.

나는 뭘 입어도 본때가 없었다.

엄마가 한숨을 쉬면서 내게 맞는 옷을 고르셨다.

나는 엄마랑 옷 사러 갈때면 잔뜩 주눅이 들었다.

목욕탕에 가서 때를 밀면서 엄마는 말했다.

동생은 살결이 희고 부드러워 때가 잘 밀리는데 나는 때가 쫀득쫀득해서 밀리지 않는다고.

목욕탕에 갈 때마다 나는 내 몸이 부끄러웠다.

내 몸을 바라보는 현재의 시선을 따라가니 어린 시절의 기억이 딸려 나왔다.

여전히 어린시절의 기억이 심연에서 현재의 나를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게 다가온다.

나는 나를 충분히 알고 있다 생각했는데 심연에 감춘 채 드러내지 못하는 부분들이 얼마나 더 있는걸까?

그런걸 밝혀내는 부분에서 클로드는 톡톡히 상담사 역할을 해내고 있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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