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기버
예전에 나는 ‘진정한 기버’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때 나는 기버를 “가벼운 상태로, 집착 없이, 균형 속에서 자연스럽게 베푸는 사람”으로 정의했다.
“기버는 주는 행동을 통해 자기 가치를 증명하려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런데 최근 사업을 시작하며,
나는 내가 정의했던 진정한 기버와는 아직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보면 나는 도움이 되고 싶었다. 더 많이 알려주고 싶었고,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었다.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고 싶었다.
하지만 그 마음속에는 단순히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정작 상대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기보다,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주려고 했고,
때로는 나와 상대방 모두의 에너지를 떨어뜨리기도 했다.
물론 당시의 나는 나 자신에 대한 확신도, 사업 초기인 이 상황이 잘 흘러가고 있다는 확신도 갖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불안은 커졌고, 어쩌면 그 불안 때문에 나는 계속해서 확인하고 싶었고, 더 개입하고 싶었으며,
점점 더 집착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불안이 내 행동을 모두 정당화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조금 더 참고, 조금 더 인내하고, 결과가 나올때까지 기다렸어야 했다.
과정이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도록 지켜보는 선택도 할 수 있었다.
불안해 하는 데 에너지를 쓰기보다, 그 불안을 동력 삼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더 묵묵히 해나갔어야 했다.
사실 그만큼 많이 불안한 것도 아니었다. 허허
예전에 나는 주는 행동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는 사람은 진정한 기버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나는 아직 진정한 기버와는 한참 멀었다.
이번 경험에서의 나는,
누군가를 돕는 과정에서 나의 불안을 해소하고
나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인정이라는 형태의 보상을 바라고 있었다.
진정한 기버는 단순히 많이 주는 사람이 아니라,
주는 행동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불안 속에서도 조금 더 가볍게 기다릴 줄 아는 사람.
상황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정말 상대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꿰뚫어 볼 수 있는 사람.
내가 필요해서가 아니라 상대에게 정말 필요할 때 자연스럽게 줄 수 있는 사람.
아직은 부족하지만,
그런 진정한 기버가 되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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