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이 안 풀릴때는 OS부터 다시 설치하세요.
여러분 스마트폰 처음 사서 쓰면 엄청 빠르잖아요.

앱을 눌러도 바로 켜지고, 사진을 찍어도 바로 저장되고, 뭘 해도 부드럽고 빠르게 느껴지죠.
그런데 6개월, 1년씩 쓰다 보면 처음보다 버벅임을 느낀 경험이 누구나 있을겁니다.
처음 샀을 때와 똑같은 기종인데 말이죠.
카카오톡 메시지도 주고받고, 인스타그램 디엠 주고받고,
영상 수백개 , 사진도 몇만 장씩 쌓이니까요.
필요해서 받은 파일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데 그대로 남아 있고,
몇 달째 열어보지도 않은 앱도 하나둘 늘어납니다.
백그라운드에서는 내가 보고 있지도 않은 작업들이 돌아갑니다.
스마트폰의 성능이 갑자기 나빠졌다기보다 처리해야 할 게 너무 많아진 겁니다.
저는 사람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업을 시작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머릿속에 돌아가는 게 많아집니다.
고객 생각해야죠.
매출 신경 써야죠.
직원 문제 생기죠.
카톡은 계속 오죠.
밀린 일도 생각나죠.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도 떠오르죠.
여기에 인간관계, 가족, 돈 문제까지 동시에 돌아갑니다.
몸은 하나의 일을 하고 있는데 머릿속에서는
앱 수십 개가 백그라운드에서 돌아가고 있는 겁니다.
저는 지금 해야 할 사고와 실행에 계속 끼어드는 것들을 ‘잡음’이라고 부릅니다.
잡음은 꼭 쓸데없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직원 문제는 해결해야 합니다. 고객 문제도 중요합니다.
돈에 대한 고민도 사업가라면 당연히 해야 합니다.
문제는 내가 그 일을 하고 있지 않은 순간에도 그것들이 계속 머릿속에서 돌아갈 때입니다.
해야 하는데 한 달째 미뤄둔 일.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결정.
계속 신경 쓰이는 인간관계.
볼 필요도 없는데 습관적으로 보는 SNS와 뉴스.
동시에 벌여놓은 여러 개의 프로젝트.
하나씩 보면 별것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10개, 20개씩 동시에 머릿속에서 돌아가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혼돈의 카오스가 됩니다.
분명 일을 해야 하는데 집중이 안 됩니다.
방금 읽은 내용을 또 읽고, 평소라면 금방 내렸을 결정 하나에도 이상하게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해야 할 건 많은데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고, 책상 앞에 앉아 있는데 머릿속이 뿌옇습니다.
흔히 브레인 포그(Brain Fog)라고 표현하는 상태와 비슷합니다.
머리가 나빠진 게 아닙니다.
생각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이 끼어들면서 정작 들어야 할 신호가 잡음에 묻혀버린 겁니다.
라디오 주파수가 제대로 잡히지 않았을 때를 생각해보세요.
분명 누군가 말하고 있는데 지지직거리는 소리가 계속 섞이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기 어렵습니다.
그때 볼륨을 더 크게 올린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잡음을 줄여야 합니다.
능력이 100인 사람이라고 해보겠습니다.
그 사람이 머릿속 잡음 때문에 자신의 사고력과 에너지 상당 부분을
다른 곳에 쓰고 있다면, 중요한 문제 앞에서 100의 능력을 그대로 꺼내 쓰기 어렵습니다.
능력이 사라진 게 아닙니다. 잡음이 너무 많은 겁니다.
그런데 사업이 안 풀리면 우리는 이상한 행동을 합니다.
앱을 하나 더 설치합니다.
릴스가 안 되니까 릴스 강의를 듣습니다.
스레드가 뜬다고 하니까 스레드를 배웁니다.
매출이 안 나오니까 마케팅을 배우고, 세일즈를 배우고, 광고를 배우고, 요즘은 AI까지 배웁니다.
분명 예전보다 아는 건 많아졌는데 오히려 실행은 더 어려워졌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머릿속에 설치된 건 계속 늘어나는데 정작 그걸 돌릴 여유가 없는 겁니다.
스마트폰이 버벅거리는데 새로운 앱을 하나 더 설치하고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저는 여기서 사업가에게 필요한 것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나눠서 봅니다.
릴스 만드는 법, 스레드 글 쓰는 법, 카피라이팅, 광고, 마케팅, 세일즈 같은 기술은 소프트웨어에 가깝습니다.
모르면 배우면 됩니다.
필요할 때 설치하고, 부족하면 업데이트하면 됩니다.
반대로 하드웨어는 그 기술을 돌리는 사람 자체의 상태와 능력입니다.
체력, 집중력, 사고력, 감정 조절 능력처럼 내가 원래 가지고 있는 능력과
현재 그것을 얼마나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지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아무리 좋은 앱을 설치해도 스마트폰 자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앱의 성능을 끌어낼 수 없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있고, 감정적으로 흔들리고 있고,
해야 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목표는 여러 개고,
하루 종일 수많은 정보에 노출되는 사람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그 사람에게 최신 마케팅 기술 하나를
더 알려준다고 갑자기 사업이 잘될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새로운 앱을 설치하기 전에 잡음부터 지워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단계 더 들어가야 합니다.
스마트폰에는 하드웨어와 앱만 있는 게 아닙니다.
운영체제, OS가 있습니다.
사람에게도 비슷한 게 있습니다.
나는 세상을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는가.
= 잠재의식.
나는 무엇이 가능하고 불가능하다고 믿는가.
= 신념체계.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 목적의식.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일을 하는가.
= 사명.
나는 사명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지킬 것이 있는가.
= 원칙.
나는 돈을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가.
= 돈에 대한 신념.
이런 것들은 우리가 배우는 마케팅 기술보다
훨씬 깊은 곳에서 판단과 행동에 영향을 줍니다.
아무리 좋은 세일즈 기술을 배워도 마음 깊은 곳에서
‘나는 큰돈을 받으면 안 된다.’
라고 믿고 있다면 가격을 말할 때 움츠러듭니다.
콘텐츠 만드는 법을 아무리 잘 알아도
‘사람들에게 미움받으면 안 된다.’
'악플 달리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에 묶여 있으면 자기 생각을 선명하게 말하지 못합니다.
돈을 버는 방법을 알아도 내가 왜 사업하는지 모르면
어느 정도 성과를 낸 뒤 다시 흔들립니다.
새로운 유행이 나타날 때마다 목표를 바꾸고, 다른 사람이 돈 버는 걸 보면 또 그쪽으로 갑니다.
좋은 앱은 잔뜩 설치되어 있는데 운영체제부터 정리가 안 된 겁니다.
그래서 사업가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건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일이 아닙니다.
잡음을 지우는게 최우선입니다.
내 몸과 머리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상태인지 봐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어떤 신념과 목적, 사명과 원칙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도 들여다봐야 합니다.
그다음에 기술을 배우는 겁니다.
마케팅도 배우고, 브랜딩도 배우고, 세일즈도 배워야 합니다.
그때는 같은 기술을 배워도 다르게 씁니다.
머릿속에서 수십 개의 앱이 제멋대로 돌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알고 중요한 일에 자신의 능력을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 그 기술을 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무언가를 더 배우기 전에 먼저 묻습니다.
지금 내 머릿속에는 어떤 잡음이 돌아가고 있는가?
새로운 앱을 설치하는 건 그다음입니다.
지금 필요한 건 업데이트가 아니라
안쓰는 앱을 삭제하고 정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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