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현정 7월 17일 다이어트 일기
머릿속이 하루 종일 시끄러웠다.
아침도 먹는 둥 마는 둥,
점심도 제대로 먹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지쳐 있었다.
집에서 쉬었는데
요리를 할 힘도, 건강한 선택을 할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
결국 배달음식을 시키고 소주도 한 병 함께 주문했다.
다 먹었다.
신기하게도 죄책감은 없었다.
'또 망했네.'
'의지가 약하네.'
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냥...
너무 피곤했다.
예전 같으면 이런 날은
'왜 또 먹었을까.' 하며 나를 몰아세웠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조금 다르게 보인다.
나는 배가 고파서 먹은 게 아니라
지친 하루를 끝내고 싶어서 먹은 거였다.
그 음식은 허기를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하루를 버텨낸 나를 잠시 멈추게 하는 버튼 같은 것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나를 탓하지 않기로 했다.
몸은 배가 고프기 전에 신호를 보내고,
마음은 지치기 전에 신호를 보낸다는 것을.
어제의 배달음식은 실패가 아니라
내가 너무 오래 버텼다는 신호였다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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