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현정 일기
2026. 7. 8
오늘도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 커피 한 잔.
삶은 달걀 두 개.
점심은 간단한 스낵 하나와 커피 한 잔.
그렇게 밤 9시가 될 때까지 이상하게도 배고프지 않다.
가끔은 머리가 깨질 듯 아프고, 눈에 초점도 잘 맞지 않을 정도로 피곤한데도 그냥 버틴다.
그 몸을 끌고 집으로 향한다.
그런데 지하철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진짜 싸움이 시작된다.
도처에 깔린 지뢰밭처럼 편의점이 줄지어 있다.
'2+1'
'4캔 만 원'
'신제품'
그 작은 문구들이 하루 종일 버틴 내 의지를 너무 쉽게 무너뜨린다.
결국 들어간다.
과자를 2~3만 원어치 담고,
빠질 수 없는 맥주 4캔 묶음도 집어 든다.
집에 도착하면 하루의 피로는 맥주 한 캔과 과자 네다섯 봉지가 가져간다.
그게 내 하루의 보상이었고,
그게 내 행복이었다.
그런데 행복이 쌓일수록 뱃살도 같이 쌓였다.
어느 순간 허벅지가 서로 닿는 것도,
배가 점점 앞으로 나오는 것도 익숙해져 있었다.
도대체 무슨 무의식인지 모르겠다.
밤 9시만 되면 다른 사람이 된다.
스위치가 켜진 것처럼.
신기한 건 밥은 잘 안 먹는다.
일주일에 세 끼를 넘게 먹는 일도 거의 없다.
대신 과자, 초콜릿, 스니커즈.
그게 내 식사였다.
이게 몸에 안 좋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런데도 반복했다.
그래도 오늘은 조금 달랐다.
이틀째.
과자는 먹었다.
하지만 맥주는 마시지 않았다.
몸무게가 1kg 빠졌다.
고작 1kg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숫자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
처음으로 '밤 9시의 나'를 조금 이겼다.
이 싸움은 다이어트가 아니라,
오랫동안 반복해 온 습관과의 싸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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