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기 연현정
7월 9일

연현정 일기

2026. 7. 8

오늘도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 커피 한 잔.
삶은 달걀 두 개.

점심은 간단한 스낵 하나와 커피 한 잔.

그렇게 밤 9시가 될 때까지 이상하게도 배고프지 않다.
가끔은 머리가 깨질 듯 아프고, 눈에 초점도 잘 맞지 않을 정도로 피곤한데도 그냥 버틴다.

그 몸을 끌고 집으로 향한다.

그런데 지하철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진짜 싸움이 시작된다.

도처에 깔린 지뢰밭처럼 편의점이 줄지어 있다.

'2+1'

'4캔 만 원'

'신제품'

그 작은 문구들이 하루 종일 버틴 내 의지를 너무 쉽게 무너뜨린다.

결국 들어간다.

과자를 2~3만 원어치 담고,
빠질 수 없는 맥주 4캔 묶음도 집어 든다.

집에 도착하면 하루의 피로는 맥주 한 캔과 과자 네다섯 봉지가 가져간다.

그게 내 하루의 보상이었고,
그게 내 행복이었다.

그런데 행복이 쌓일수록 뱃살도 같이 쌓였다.

어느 순간 허벅지가 서로 닿는 것도,
배가 점점 앞으로 나오는 것도 익숙해져 있었다.

도대체 무슨 무의식인지 모르겠다.

밤 9시만 되면 다른 사람이 된다.

스위치가 켜진 것처럼.

신기한 건 밥은 잘 안 먹는다.

일주일에 세 끼를 넘게 먹는 일도 거의 없다.

대신 과자, 초콜릿, 스니커즈.

그게 내 식사였다.

이게 몸에 안 좋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런데도 반복했다.

그래도 오늘은 조금 달랐다.

이틀째.

과자는 먹었다.

하지만 맥주는 마시지 않았다.

몸무게가 1kg 빠졌다.

고작 1kg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숫자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

처음으로 '밤 9시의 나'를 조금 이겼다.

이 싸움은 다이어트가 아니라,
오랫동안 반복해 온 습관과의 싸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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