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다운
1시간 전

오다 5주차 일기

돈을 원하면서도 밀어냈던 나

1. 그 문제 때문에 가장 힘들었던 감정은 무엇이었나요?

돈과 관련해 가장 힘들었던 감정은 초라함과 두려움이었다.

학생 때 용돈이 아주 부족했던 것은 아니지만, 주변 친구들의 씀씀이와 비교하면 늘 부족하다고 느꼈다. 돈을 써야 하는 자리를 피하면서 나만 친구들과 다르게 사는 것 같았다.

가족이 돈 문제로 다투는 모습을 보면서는 불안함도 느꼈다. 돈이 없으면 가족이 힘들어지고 관계까지 깨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돈은 꼭 필요하지만, 동시에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처럼 느껴졌다.

2. 그때 스스로 어떤 생각을 가장 많이 했나요?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항상 돈이 부족하다.”

“돈은 힘들게 일해야 벌 수 있다.”

“돈을 쉽게 벌려고 하면 안 된다.”

“하고 싶은 대로 돈을 쓰면 결국 가난해질 것이다.”

“많은 돈을 원하면 돈을 밝히는 사람이 된다.”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

돈을 많이 벌고 싶으면서도 그 마음을 인정하지 못했다. “이 정도면 괜찮아”, “적당히 먹고살 만큼이면 돼”라고 생각하며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을 줄이려고 했다.

3. 당시 어떤 문제가 반복되고 있었나요?

돈이 부족할까 봐 불안해하면서도 돈을 제대로 바라보거나 관리하지는 못했다.

사고 싶은 것이 생기면 감정에 따라 소비한 뒤 죄책감을 느꼈고, 그다음에는 다시 강하게 아끼려고 했다. 돈을 원하는 마음을 억누르다가 한 번씩 소비하고, 소비한 뒤 불안해지는 과정이 반복됐다.

또 내가 한 일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말하는 것도 어려웠다. 열심히 일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에 맞는 돈을 요구하는 것은 욕심처럼 느껴졌다.

4. 실제로 어떤 상황이 가장 답답했나요?

돈이 필요하고 더 많이 벌고 싶으면서도 그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답답했다.

내 집과 차를 갖고 싶고, 돈 때문에 경험과 선택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가족이 몸을 돌보며 안정적으로 살게 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욕구를 인정하면 욕심 많은 사람이 될 것 같았다. 안 괜찮으면서도 괜찮다고 말하고, 원하는 것이 있으면서도 원하지 않는 척했다.

5. 그전에는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보려고 했나요?

주로 더 아끼고, 더 참으며, 더 많이 일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려 했다.

지출을 줄이고 원하는 것을 미루면 불안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돈을 더 벌려면 내가 더 많은 일을 감당해야 한다고 믿었다. 가진 것에 만족해야 한다며 더 큰 목표를 갖지 않으려고도 했다.

돈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살펴보기보다 행동을 통제하는 데 집중했다.

6. 왜 잘 안 풀렸다고 느꼈나요?

돈을 쓰는 행동만 줄이려고 했지, 돈에 대한 두려움과 초라함은 그대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돈을 원하면서도 돈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돈은 가족을 지켜주는 것이면서도 싸움의 원인이라고 생각했고, 자유를 주는 것이면서도 사람을 욕심 많고 부정직하게 만들 수 있다고 믿었다.

서로 반대되는 믿음이 함께 있었기 때문에 돈을 벌어도 불안하고, 돈을 써도 죄책감이 들었다.

7.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나요?

돈에 대해 생각할수록 “나는 원래 돈의 그릇이 작은 사람인가 보다”, “나는 돈을 잘 관리할 능력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그럴 때는 더 큰 목표를 세우기보다 “이 정도에서 만족하자”고 생각했다. 정말 원하는 삶을 만드는 것을 포기하고, 현재의 불편함을 그냥 참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8. 가장 먼저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요?

가장 먼저 달라진 것은 내가 돈을 원한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나는 내 집을 갖고 싶고, 돈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 가족이 몸과 삶을 돌볼 수 있는 여유도 만들고 싶다. 돈을 원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삶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돈에게 편지를 쓰면서 그동안 돈을 필요로 하면서도 밀어내고 원망했던 마음을 바라봤다. 앞으로는 돈을 회피하거나 죄책감으로 대하지 않고 직접 마주하기로 했다.

9. 예전과 비교했을 때 지금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요?

예전에는 돈을 원하는 마음을 숨기면서 무조건 아끼거나 참으려 했다. 지금은 내가 왜 돈을 원하는지 생각한다.

돈은 나의 가치를 증명하는 수단이 아니라, 나와 가족에게 안정과 선택의 자유를 주는 도구라고 생각하게 됐다.

과거에는 돈 자체와 돈을 부정적으로 사용했던 사람의 행동을 구분하지 못했다. 지금은 잘못된 선택을 만든 것은 돈이 아니라 그것을 사용한 사람이라는 것을 구분하려 한다.

10. 전에는 안 됐는데 지금은 되는 것이 무엇인가요?

막연하게 “돈을 아껴야 한다”고 생각하는 대신, 내가 지킬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을 정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달 카드 지출 한도를 40만 원으로 정했다. 남편이 구매를 요청했을 때도 무조건 받아들이지 않고 내 기준에 따라 거절해보았다.

돈을 쓰기 전에는 다음과 같이 질문하려 한다.

  • 이것은 지금 정말 필요한가?

  • 어떤 감정 때문에 사고 싶은가?

  • 이 선택은 내가 원하는 안정과 가까워지는가?

  • 다른 사람의 요청이 아니라 내 기준으로 결정하고 있는가?

11. 지금 가장 만족하는 변화는 무엇인가요?

돈에 대한 진짜 마음을 숨기지 않게 된 것이 가장 만족스럽다.

초라했다면 초라했다고, 두려웠다면 두려웠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 더 많은 돈을 원한다는 사실도 부정하지 않게 됐다.

돈을 원한다고 해서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며, 돈의 액수가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12. 이 변화가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돈을 무조건 아껴야 하는 대상이나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대상으로만 보지 않게 됐다.

돈이 있었기 때문에 무용을 배우고, 아픈 몸을 치료하며, 다양한 운동과 공부를 경험할 수 있었다. 돈을 잘 사용하면 단순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경험과 능력, 건강과 안정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제는 돈을 쓸 때도 순간적인 감정에 끌려가기보다 내가 원하는 삶과 연결된 선택인지 확인하려 한다. 돈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정직하게 바라보고 관리하는 방향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13.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아직 주변 사람들이 알아볼 정도로 큰 변화가 나타난 것은 아니다.

다만 남편의 구매 요청을 거절하면서, 상대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해서 관계가 잘못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경험했다. 미안함 때문에 기준을 바꾸기보다 우리 상황과 내가 정한 지출 기준을 먼저 확인해볼 수 있었다.

앞으로 가족과도 돈에 관한 불안이나 바람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싶다. 단순히 쓰지 말자거나 아끼자는 대화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삶을 원하고 무엇을 위해 돈을 관리할 것인지 함께 이야기하고 싶다.

5주 차를 마치며

이번 주를 통해 나는 돈이 싫었던 것이 아니라, 돈과 함께 경험했던 초라함·갈등·불공정함이 싫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동안 나는 돈을 원하면서도 그 마음을 부정했고, 돈을 쓰면 죄책감을 느꼈으며, 더 많이 벌기 위해서는 힘들게 일해야 한다고 믿었다.

이제는 돈과 나의 가치를 분리하려 한다. 돈이 적다고 내가 부족한 사람도 아니고, 돈이 많다고 더 가치 있는 사람도 아니다.

나에게 돈은 삶의 안정과 선택을 넓혀주는 도구다. 돈을 두려워하거나 밀어내는 대신 정직하게 바라보고,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을 위해 관리하고 사용하고 싶다.

나는 더 이상 돈 때문에 초라해지거나 돈을 원하는 마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감정에 끌려 소비하거나 두려움 때문에 무조건 참는 대신 나만의 기준으로 선택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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