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다운
2주 전

정다운 생활원칙칼럼-원칙은 나를 통제하기 위해 만드는 것이 아니다

예전의 나는
원칙이라고 하면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먹으면 안 되는 것,
반드시 해야 하는 것,
참아야 하는 것.

그래서 원칙을 많이 만들수록
내가 더 잘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좋은 원칙은 나를 통제하는 규칙이 아니라
내가 무너지는 패턴을 알고 미리 나를 지켜주는 기준이다.

예를 들어 나는
자극적인 음식을 자주 먹지 않으려고 한다.

단순히 자극적인 음식이 나쁘기 때문이 아니다.

나를 관찰해보니
자극적인 음식을 먹었을 때 술이 당기거나
더 강한 자극을 찾으면서 폭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나에게
‘자극적인 음식을 먹지 않는다’는 것은
음식을 억지로 참기 위한 규칙이 아니다.

내가 어떤 흐름에서 무너지는지 알기 때문에 만든 기준이다.

주 2회 필라테스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살을 빼기 위해서도,
운동량을 채우기 위해서도 아니다.

나는 레슨을 받을 때 힐링된다.

그 시간을 보내고 나면
몸뿐 아니라 마음도 조금 정돈된다.

그래서 나에게 운동은
해야 할 숙제가 아니라
나를 다시 좋은 상태로 돌려놓는 루틴이다.

나는 몸무게도 재지 않는다.

숫자를 몰라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 숫자를 확인하는 것이 지금의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몸무게가 예상보다 높으면 스트레스를 받고,
낮으면 또 그 숫자를 유지하려고 신경을 쓴다.

그렇다면 굳이 매번 확인하면서
내 감정을 흔들 필요가 없다.

감정이 올라올 때는
가능한 한 사실만 확인하려고 한다.

‘살이 찐 것 같아.’

‘나는 또 망한 것 같아.’

‘이대로 가면 안 될 것 같아.’

이것들은 사실처럼 느껴지지만
때로는 그 순간의 감정이 만들어낸 해석이다.

나는 감정이 크게 요동칠수록
폭식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감정을 없애려고 하기보다

지금 실제로 일어난 일은 무엇인지,
내가 거기에 어떤 해석을 붙이고 있는지를 구분하려고 한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도
비교가 무조건 나쁘기 때문은 아니다.

나는 다른 사람의 속도를 보기 시작하면
내가 늦어지고 있다는 생각에 빠진다.

그러면 조급해지고
잠을 푹 자지 못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보다 빠르게 가는 것보다
내 속도를 잃지 않는 것을 선택한다.

돈도 마찬가지다.

나는 돈이 생기면
이상하게 그것을 빨리 써버리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래서 충동구매를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무조건 아끼겠다는 뜻이 아니다.

돈을 쓰고 싶은 마음이 올라왔을 때
바로 행동하지 않고,

‘나는 지금 왜 이걸 사고 싶지?’

한 번 더 나를 관찰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하나씩 적어보니
내 생활 원칙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나를 더 엄격하게 관리하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었다.

내가 무엇을 먹을 때 무너지는지,
무엇을 할 때 회복되는지,
어떤 숫자에 흔들리는지,
어떤 생각이 내 감정을 키우는지,
무엇과 비교할 때 조급해지는지,
어떤 순간에 충동적으로 행동하는지.

나를 관찰하면서 알게 된 것들을
생활의 기준으로 만든 것이었다.

그래서 원칙은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을 따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를 오래 관찰한 사람이
자기 자신에게 만들어주는 환경에 가깝다.

나는 나를 몰아붙이지 않고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계속 가고 싶다.

그러려면 매 순간 의지와 싸우기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어야 한다.

내가 무너지는 길을 알고,
내가 회복되는 길을 알고,
그 사이에서 다시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을 갖는 것.

그래서 나에게 생활 원칙은
나를 옭아매는 규칙이 아니다.

흔들릴 때마다
다시 나에게 돌아오기 위해 만들어둔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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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쌤
서연쌤4· 1주 전

다운님, 원칙을 바라보는 시선이 완전히 달라진 게 보여요👍🏻

예전의 원칙이 ‘하지 말아야 할 것과 반드시 해야 할 것’을 정해 자신을 통제하는 규칙이었다면,
지금의 원칙은 내가 어떤 상황에서 무너지고 무엇을 통해 회복하는지 관찰한 뒤 만든 보호 장치에 가까워졌네요❤️‍🩹

특히 좋은 점은 각각의 원칙에 다운님만의 ‘왜’가 있다는 거예요!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이유는 음식이 나빠서가 아니라 술과 폭식으로 이어지는 다운님의 흐름을 알기 때문이고,
필라테스를 하는 이유는 운동량을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몸과 마음을 좋은 상태로 돌려놓기 위해서..❤️‍🩹
체중을 재지 않고, 비교를 멈추고, 충동구매 전에 질문하는 것 역시 다운님이 실제로 흔들렸던 경험에서 만들어진 기준이고요👍🏻

다만 원칙이 다시 통제가 되지 않으려면,
‘절대 하지 않는다’보다 그 상황에서 무엇을 확인하고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까지 적어보면 더 좋아요!

예를 들면
“자극적인 음식은 먹지 않는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극적인 음식이 당길 때 지금의 감정과 이후 술·폭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먼저 살펴본 뒤 선택한다”라고 정하는 거예요❤️‍🩹

그러면 원칙을 한 번 지키지 못했다고 모든 것이 무너지지 않아요
원칙의 목적이 완벽하게 준수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는 순간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는 데 있기 때문이에요

“원칙은 나를 오래 관찰한 사람이 자기 자신에게 만들어주는 환경이다”

이 문장이 다운님의 생활 원칙 전체를 가장 잘 설명해 주는 것 같아요👍🏻
이제 다운님은 자신을 억지로 통제하려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을 이해한 만큼 자신에게 맞는 환경을 설계해 가는 사람이 되어가고 계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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