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다름을 위협으로 느끼는가 (260604)
다르다는 건 생각보다 불편하고 힘들다.
내가 맞다고 믿는 것을 흔들고,
내가 살아온 방식을 의심하게 만들고,
내가 쌓아온 세계를 뒤흔든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다름 자체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그 다름이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을 싫어한다.
나는 다름을 존중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정답은 없다고 말했고,
사람마다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다고 믿었다.
근데 막상 내 세계관과 정반대인 사람을 만나면
답답했다.
왜 저렇게 생각하지?
왜 저렇게 확신하지?
나아가서는 나를 공격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돌이켜보니
그건 다름을 존중하지 못한 게 아니라,
내가 흔들리는 게 무서웠던 것 같다.
겨우 옮겨 심은 나무였다.
겨우 만든 세계관이었다.
겨우 찾은 나다움이었다.
그게 뽑혀버릴까봐 무서웠다.
상대방도 똑같았은 마음이었겠지.
그 사람도
자기 삶을 지키고 있었고,
자기 방식이 무너지는 게 무서웠고,
자기 세계를 지키고 있었을지 모른다.
다름은 공격이 아니었다.
다름은
"내 방식 말고도 다른 방식이 존재한다"
는 사실을 보여주는 거울이었다.
우리는 자꾸
다름을 설득하려고 한다.
내 편으로 만들려고 한다.
내 화분에 심으려고 한다.
근데 모든 식물이
같은 환경에서 살아나는 건 아니다.
누군가는 온실에서 피고,
누군가는 들판에서 피고,
누군가는 절벽에서 살아난다.
중요한 건
누가 맞냐가 아니다.
어떤 환경에서
그 사람이 가장 자기답게 살아나는가다.
다름을 존중한다는 건
상대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나와 다를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내가 생각한 그 유토피아,
서로 같은 생각을 하는 세상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들이
상대를 위협으로 느끼지 않는 세상인지도 모른다.
다름은 틀림의 반대말이 아니라, 가능성의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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