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소나(가면)를 벗어던지다🎭
사람은 누구나 부끄러운, 감추고 싶은 내 모습이 있기 마련이다. 나 역시 그런 사람이였고, 그 모습을 드러내기라도 하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떠나갈거라는 두려움이 밀려왔다. 사람들에게는 늘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다. 사람들이 주변에 없으면 마치 살아남을 수 없을 거라 생각하는 사람처럼. 그도 그럴 것이 태어났을 때부터 함께 한 뇌병변장애라는 질환 뿐만 아니라 어릴 적 마주한 따돌림의 경험은 제한된 자유 속에서 내게 남아있던 자그마한 '독립심'마저 앗아가버렸으니까. 나의 이해심 많고 선한 그 모습을 나 또한 좋아한다고 믿었고 그 모습을 업그레이드하는데 집중했다. 돌이켜보면 그것은 '착한 아이 콤플렉스'와 비슷했다.
상미누나는 그런 나의 착한 성민이'의 모습이 어딘가 어색하고 거짓된 페르소나(가면)처럼 느껴진 듯했다. 겉으로는 너털 웃음을 짓지만, 가면 속에서 한껏 일그러진 표정을 내몸짓과 언어로 알아챘다. '진짜 너를 보여줘, '너를 한번 믿어봐. 그녀는 어떤 날은 따뜻한 표정으로, 또 어떤 날은 단호한 언어로 다정하게 내 눈을 바라보며 그렇게 말해주었다.
분노가 마음 속에 피어나 답답한 가면을 바닥에 내팽개치며 상미누나에게 말을 토해냈던 그 어느 날, 나는 이제 버려질거라고 생각하며 좌절하던 내 눈에 비친 누나의 표정은 너무도 평온했다. 가면을 던지기 전과 후, 충격적이리라 느낄 만큼 누나가 나를 대하는 애정 어린 태도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누나는 되려 얼떨떨해하는 내게 책을 선물했다. 어째서 싫어하지 않지? 왜 미워하지 않지 ? 설마 내가 싫어하는 내 모습은 누군가에 겐 실망스러울 수 있지만 모두가 실망하는 것은 아니였던 걸까? 만약 그렇다면 굳이 내가 가면을 쓸 이유가 있나? 그녀가 건넨 책을 보며 혼란스러웠다. '네가 미워하던 그 모습도 소중한 너의 일부고, 그 또한 내게는 여전히 애틋한 동생의 한 모습일 뿐이야.’라고 말해주는 느낌, 나는 그 느낌을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좋아한다.
지금에 이르러 요즘의 나는, 자기 비난을 일절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일할 때를 제외하곤 페르소나 가면을 일절 쓰지 않는다. 혹여 내 진짜 언행을 보곤 실망하는 이가 생겨도 개의치 않는다. 뭐 어때, 이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고, 난 내 이 모습이 마음에 드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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