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는, 정말, 이상하게, 조금 다르다.
나는 AI를 믿지 않는다. 정확히는, '인간의 감정'은 인간이 가장 잘 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AI가 아무리 발달하더라도, '끝터치'를 인간이 해야만 한다는 굳건한 믿음이었다고 할까. 그 믿음은 수많은 양산형 AI 영상들과, AI가 써준 어투 그대로 대본을 읽고 있는 콘텐츠들을 볼 때마다 강해졌다. AI가 만드는 콘텐츠는 뻔하다. 티가 난다. 구리다. 평균에 수렴할 것이고, 평균에 다다른 콘텐츠는 곧 죽을 것이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은, 자신만의 뾰족함을 갖고 있다면, 더 강해질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내 생각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똑똑한 사람들이 AI를 쓰는 방식을 보면서부터다. 그들은 100% 대체가 아닌, 78% 정도 위임하는 수준이었달까. 반복되는 업무들은 다 AI에게 맡기고, 중요한 '판단'만 인간이 맡는 식이었다. 음, 신기하다, 효율적이네. 하지만 GPT 아스트라가 나오면서, 정말 '위임'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유튜브 제작 대행업을 하는 한 대표님이 편집의 초안을 아스트라에게 맡기기 시작했다. 결과물은.. 정말 78점이었다. 22점만 채우면 되는 수준이랄까. 인간이 10시간을 거쳐야 할 일을, 2시간까지 줄여줄 수 있는 AGI가, 정말로, 눈 앞에 와 있었다.
이제 인간은 22%를 위해 살아야 한다. 마케팅 책이 아닌 시집을 읽어야 하고, 유튜브 학습보다 인상주의 그림을 더 많이 봐야 한다. 레퍼런스 수집이 전부라고 믿고 살았는데, '레퍼런스'를 다른 장르에서 얼마나 많이 끌어올 수 있는가가 더 핵심으로 이동하는 듯하다. 뻔한 것, 평균을 피할 방법을 미친 듯이 찾아야 한다. 결국 '나답다'는 것이 뻔해 보여도, 이것 이상의 무기가 없다. 그저 그런 것들을 학습하는 것보다, 나와 맞지 않는 것을 걸러내는 과정, 비-학습, 혹은 반-학습이 훨씬 더 강력한 무기가 되는 시대로 시절이 변하고 있다. 2026년 9월은 그 초입에 해당한다.
아직 나는 콘텐츠 제작 방식에서 AI 활용도가 10%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10월까지는 80% 자동화의 틀을 잡을 것이고, 12월까지는 '시스템'이라 불러도 좋은 것을 만들어야 한다. 예전에는 그저 도움 받기 위해 AI를 사용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내가 하던 일의 80%를 대체할 존재로, 직원으로, 협업하는 사람으로 AI를 써야 한다. 아직은 모두가 이 방식을 사용하진 않지만, 곧 모두가 이 방식으로 일할 것이다. 이게 뉴-노멀이 됐을 때는, 더 뾰족하고 뾰족한 사람들만 남을 것이다. 괴상하고 이상하고 구린 모습이라도, 자신의 존재를 긍정할 줄 아는 사람들만 남을 것이다. 그 시작점을, 나는 '아스트라'가 나온 시점으로 체감하고 있다.
나는 나처럼 콘텐츠 만드는 사람들, 영상 만드는 사람들이 AI를 잘 못 쓰는 이유가, 손이 더 빠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AI에게 이것저것 입력하다 보면, '아오 내가 하는 게 더 빠르겠다' 하는 마음이 욱하고 올라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지만, 그 구간을 참아가며, AI에게 내 암묵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게 내게 AI를 알려주시는 대표님의 지론이다. 오늘 하루는 내 손으로 하는 게 빠르겠지만, 5번 반복, 10번 반복, 100번 반복된다면? 오늘 하루에 '왜 이 녀석이 내 말을 못 알아듣는지'를 파악해서, 그 구간을 없애는 게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얘기다.

예를 들면 이렇다. 코덱스에 내 클라이언트들의 모든 유튜브 데이터 자료, 기획안을 넣는다. 성과가 잘 나온 영상을 분석하게 만든다. 고객은 어디서 반응하는지, 전환율은 어떤 콘텐츠가 높은지를 분석시킨다. 그 분석을 토대로 기획안을 뽑는다. 하지만 뽑아놓은 기획안을 보면, 아.. 아직 멀었다. 답답한 신입사원을 만난 느낌이 들지만, 이젠 안다. 이 녀석, 몇 달만 지나면 에이스가 될 녀석이라는 것을.
한 줄 요약 : 아스트라 / 사용해서 / 업무방식 / 바꿔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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