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미래를 알아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통제는 미래를 붙잡고, 관리는 미래 속에서 나를 지킨다.
우리는 미래를 알아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불안하면 미래를 알고 싶어 한다.
사업이 잘될지?
돈이 얼마나 필요할지?
이 사람과 계속 함께해도 될지?
내가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지?
그래서 숫자를 확인하고, 계획을 세우고, 경우의 수를 만든다. 계획이 부족하면 계획을 더 만들고, 그래도 불안하면 통제를 시작한다.
사람을 통제하고,
일정을 통제하고,
돈을 통제하고,
변수까지 통제하려 한다.
미래를 조금이라도 더 많이 알고 있으면
안전해질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이상한 모순이 있다.
우리는 미래를 통제할 수 없는데,
미래를 통제해야 안심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불안은 끝나지 않는다.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마지막 부분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인간에게는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미리 아는 능력이 주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오늘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몇 달 뒤에는 아무 의미가 없어지기도 한다.
반대로 당시에는 실패라고 생각했던 일이 몇 년 뒤 돌아보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되어 있기도 한다.
사업도 그렇다.
우리는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어떤 고객이 찾아올지 모르고,
어떤 사람이 떠날지 모르고,
어떤 기회가 갑자기 나타날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는 자꾸만 모르는 것을 알아야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묻는다.
“이거 하면 성공할까요?”
“사례가 있나요?”
“얼마나 확률이 높습니까?”
“결과가 보장됩니까?”
물론 확인은 필요하다.
숫자도 보고, 사례도 보고, 위험도 계산해야 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확인은 판단을 위한 과정이 아니라
두려움을 없애기 위한 의식이 된다.100% 확신이 생길 때까지 계속 증거를 찾는다.
하지만 그런 순간은 오지 않는다.
미래는 원래 증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요즘 통제와 관리가 전혀 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통제는 미래를 내 뜻대로 만들려는 것이다.
관리는 미래가 내 뜻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한 상태에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루는 것이다.
통제하는 사람은 묻는다. “어떻게 하면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관리하는 사람은 묻는다. “문제가 생기더라도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둘은 비슷해 보이지만 삶을 대하는 태도는 완전히 다르다.
통제의 중심에는 두려움이 있다.
관리의 중심에는 신뢰가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준비하지 말자는 말이 아니다.오히려 반대다.
계획을 세워야 한다.
돈을 관리해야 한다.
위험을 대비해야 한다.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다만 그 구조의 목적이 달라야 한다.
미래를 붙잡기 위한 구조가 아니라
미래가 달라져도 나를 지키기 위한 구조여야 한다.
나는 이것이 진짜 관리라고 생각한다.
사업이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아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가지고 있는 것.
돈이 예상보다 적게 들어와도 버틸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
사람이 떠나더라도 내 가치까지 함께 무너지지 않는 것.
계획이 틀어져도 다시 방향을 잡을 수 있는 것.
미래를 정확히 맞히는 능력보다 훨씬 중요한 능력이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재미있는 질문이 생긴다.
우리가 정말 모든 것을 알아야만 살아갈 수 있다면 인간은 이미 오래전에 멸종했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내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면서도 매일 아침 눈을 뜬다.
아이를 낳고,
사업을 시작하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
생각해보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들은 대부분 결과를 알고 시작한 일이 아니다. 모르지만 시작한 일들이다.
톨스토이는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를 사랑에서 찾았다.
나는 그 문장을 조금 다르게 읽었다.
사람은 미래를 알아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모르는 미래 속에서도 누군가를 믿고, 자신을 믿고, 다시 움직이기 때문에 살아간다. 그래서 어쩌면
불안을 다루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더 많이 알아내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미래를 모르는 상태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나를 만드는 것이다.
통제는 미래를 바꾸려 하고, 관리는 미래가 달라져도 나를 지킨다.그리고 어느 순간 알게 된다. 내가 모든 것을 알고 있어야 삶이 괜찮아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지금 가진 것으로도 충분히 시작할 수 있고, 문제가 생기면 그때 다시 풀 수 있으며, 혼자 힘으로 모든 것을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어쩌면
충분함이란
더 이상 필요한 것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모든 것을 알지 못해도 괜찮다고 느끼는 상태인지도 모르겠다.
미래는 원래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우리는 살아간다.
아니,
그래서
우리는 서로 기대어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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