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단어해부 — 판단
1. 단어 해부
판(判)
= 나누다, 가려내다
단(斷)
= 끊다, 결정하다
판단(判斷)은
관찰하고 확인한 정보를 기준에 비추어
지금 무엇이 중요하고 적절한지 결정하는 과정이다.
우리는 관찰하고,
해석하고,
가설을 세우고,
적용하고,
검증한다.
하지만 여러 정보를 확인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다음 방향이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결국 물어야 한다.
“그래서 지금 무엇이 중요하다고 볼 것인가?”
이 질문에서 판단이 시작된다.
2. 인간은 왜 판단할까
현실에서는
모든 가능성을 끝까지 확인할 수 없다.
시간은 제한되어 있고,
정보는 언제나 완벽하지 않으며,
우리는 계속 결정을 내려야 한다.
몸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가능한 원인을 여러 가지 생각했다고 해서
모든 것을 동시에 확인하고 다룰 수는 없다.
무엇을 중요하게 볼 것인지,
무엇을 먼저 다룰 것인지,
무엇은 조금 더 지켜볼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판단은 모든 것을 아는 과정이 아니라,
지금까지 확인한 것에서 방향을 정하는 과정이다.
3. 관찰과 판단은 다르다
회원이 스쿼트를 한다.
“내려갈 때 오른쪽으로 체중이 이동한다.”
이것은 관찰한 현상이다.
여러 가능성을 생각하고
조건을 바꾸어본다.
그 결과 특정 조건에서
체중 이동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이제 판단한다.
“현재는 이 변화와 관련된 요소를
먼저 다뤄보는 것이 중요하겠다.”
여기에는 지금까지 모은 정보를 바탕으로 한
강사의 결정이 들어간다.
관찰이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보는 것이라면,
판단은 ‘그중 지금 무엇을 중요하게 볼 것인가’를 정하는 것이다.
4. 판단에는 기준이 필요하다
같은 정보를 보고도
사람마다 다른 판단을 할 수 있다.
왜 그럴까?
판단에는 기준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같은 회원을 보더라도
지금 통증과 불편감을 줄이는 것이 우선인지,
움직임의 범위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인지,
힘을 만드는 것이 우선인지,
회원 스스로 움직임을 조절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우선인지에 따라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판단하기 전에 물어야 한다.
“나는 무엇을 기준으로
이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가?”
기준이 없으면 판단은 느낌이 되기 쉽고,
기준이 있으면 판단의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5. 경험은 판단을 돕지만, 대신할 수는 없다
경험이 많아지면
판단이 빨라질 수 있다.
비슷한 사례를 반복해서 보면서
패턴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이런 가능성이 많았다.”
라는 경험은
분명 중요한 정보가 된다.
하지만 경험이 많다는 이유로
현재의 사람을 충분히 보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
“전에 이런 회원도 그랬으니까.”
“이런 몸은 보통 이 문제니까.”
라고 생각하는 순간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보다
과거의 경험을 먼저 볼 수도 있다.
경험은 판단을 도와주는 자료이지
현재의 관찰을 대신하는 정답이 아니다.
경험은 판단을 빠르게 만들어주지만,
관찰은 그 판단이 지금도 맞는지 다시 보게 해준다.
6. 판단에는 우선순위가 필요하다
몸에는 수많은 정보가 있다.
발을 볼 수도 있고,
골반을 볼 수도 있고,
흉곽과 호흡을 볼 수도 있다.
근육과 신경계,
중력과 힘의 방향,
움직임의 경험까지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몸 전체를 본다는 것이
모든 것을 동시에 바꾼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물어야 한다.
지금 이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무엇을 먼저 다루어야 하는가?
무엇은 지금 다루지 않아도 되는가?
통합적으로 본다는 것은
많은 것을 모두 건드리는 것이 아니다.
전체를 보되,
지금 가장 중요한 관계를 판단하는 것이다.
좋은 판단은
문제를 많이 찾아내는 데 있지 않다.
많은 정보 가운데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있다.
7. 판단은 정답을 확정하는 것이 아니다
판단했다고 해서
그 판단이 영원한 정답이 되는 것은 아니다.
판단은
현재까지 관찰한 것,
알고 있는 지식,
적용하고 검증한 결과,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기준을 바탕으로
지금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방향을 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판단했으니까 맞아.”
보다
“현재까지 확인한 것으로는 이렇게 판단한다.”
라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사실이 나타나면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
좋은 판단은 바뀌지 않는 판단이 아니라,
새로운 사실이 생겼을 때 다시 볼 수 있는 판단이다.
8. 발롱시에서의 판단
발롱시에서는
강사가 정답을 많이 외우는 것보다
자신의 판단에 이유를 가지고 있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왜 이것을 중요하게 보았는가?
왜 이 운동을 적용했는가?
무엇을 관찰했는가?
어떻게 해석했는가?
어떤 가설을 세웠는가?
적용 후 실제로 무엇이 달라졌는가?
그리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지금 무엇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발롱시의 사고 과정은
관찰 → 해석 → 가설 → 적용 → 검증 → 판단
으로 이어진다.
판단은 정답을 선언하는 순간이 아니다.
다음 방향을 정하는 순간이다.
9. 판단은 감정을 없애는 것이 아니다
삶에서도 우리는 계속 판단한다.
계속할 것인가.
멈출 것인가.
무엇을 먼저 할 것인가.
무엇을 내려놓을 것인가.
그런데 불안하거나 조급할수록
모든 것이 중요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럴 때 다시 돌아가본다.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내가 해석한 것은 무엇인가?
확인된 것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려 하는가?
감정 역시
현재의 나를 이해하는 중요한 정보다.
하지만 감정 하나가
모든 사실을 대신할 필요는 없다.
좋은 판단은 감정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포함한 여러 정보를 보고 기준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10. 판단은 다시 바뀔 수 있다
모든 정보를 알고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판단에는 언제나
틀릴 가능성이 있다.
중요한 것은
처음의 판단을 끝까지 지키는 것이 아니다.
결과가 다르다면 다시 본다.
새로운 정보가 생기면 받아들인다.
필요하다면 판단을 바꾼다.
판단을 바꾼다는 것은
처음의 판단이 의미 없었다는 뜻이 아니다.
그때 가지고 있던 정보로 판단했고,
새로운 정보를 얻었기 때문에
더 나은 판단으로 수정하는 것이다.
결정할 수 있는 힘과
다시 바꿀 수 있는 힘.
둘 다 판단에 필요하다.
11. 판단과 선택은 다르다
판단과 선택은 가까이 있지만
같은 것은 아니다.
판단은 묻는다.
“지금 무엇이 중요하다고 볼 것인가?”
선택은 묻는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예를 들어
“현재는 몸통의 지지 조건을 먼저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
라고 방향을 정하는 것은 판단이다.
그 판단을 바탕으로
“그렇다면 이 운동을 먼저 해보겠다.”
라고 행동을 정하는 것은 선택이다.
판단이 방향을 정한다면,
선택은 그 방향으로 무엇을 할지 정한다.
12. 진짜 중요한 판단
판단을 잘한다는 것은
정답을 빨리 맞힌다는 뜻이 아니다.
무엇이 실제로 일어나는지 보고,
내가 붙인 해석을 구분하고,
가능성을 확인하고,
결과를 살펴본 뒤
현재의 정보와 기준으로
지금의 방향을 정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사실이 나타났다면
다시 생각한다.
그래서 좋은 판단에는
두 가지 힘이 필요하다.
결정할 수 있는 힘.
그리고
수정할 수 있는 힘.
좋은 판단은 확신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근거를 가지고 결정하고 결과에 따라 수정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판단을 연습하는 질문
하나의 회원 사례를 떠올려본다.
1. 내가 실제로 관찰한 것은 무엇인가?
2. 내가 해석한 것은 무엇인가?
3. 어떤 가설을 세우고 확인했는가?
4. 실제 결과는 무엇이었는가?
5. 지금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6. 나는 무엇을 기준으로 그렇게 판단했는가?
7. 지금 먼저 볼 것과 나중에 볼 것을 구분할 수 있는가?
8. 어떤 새로운 정보가 나타난다면 지금의 판단을 바꿀 것인가?
그리고 이렇게 기록해본다.
나는 __________을 관찰했다.
__________을 적용하고 __________이라는 결과를 확인했다.
그래서 현재는 __________을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 이유는 __________이라는 기준 때문이다.
다만 __________이라는 새로운 정보가 나타난다면 다시 판단해보려고 한다.
오늘의 한 문장
판단은 정답을 맞히는 것이 아니라,
확인한 사실과 기준을 바탕으로 지금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다.
발롱시 아카데미에서는
항상 맞는 강사를 만드는 것보다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 설명할 수 있고,
새로운 사실이 나타나면 다시 판단할 수 있는 강사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관찰한다.
해석한다.
가설을 세운다.
적용한다.
검증한다.
그리고 판단한다.
판단은 생각의 끝이 아니다.
다음 선택의 방향을 정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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