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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니치에 갇히면 고립되고, 계곡을 넘으면 대중이 알아본다

진짜 브랜드 마케팅은 대상을 더 좁게 쪼개는 일이 아니라, 죽음의 계곡을 건너 대중에게 닿는 일이다.

나도 한동안 이걸 오해하고 있었다.

마케팅을 잘한다는 건 더 뾰족해지는 거라고 믿었다. 타겟을 좁히고, 더 좁히고, 우리 가게만의 색깔을 진하게 만들수록 답이 나온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대표님들의 SNS를 열심히 좁혔다.

좋아요는 나오는데, 매출은 오지 않았다

맛집 인플루언서로 일하며 나는 먹스타그램의 문법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3초 이상 머무르게 되는 후킹 , 침 넘어가는 앵글, 감성 있는 보정, 지역 맛집 해시태그.



대표님들 콘텐츠에도
그 문법을 그대로 심으면
좋아요가 눌리고 저장이 쌓였다.
숫자는 분명히 움직였다.

그런데 이상했다.

좋아요/조회수 는 나오는데, 대표님 매장에 손님은 그만큼 늘지 않았다.


바이럴을 위한 콘텐츠는
바이럴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돌았다.

바이럴만 찾아다니는 사람들끼리 서로의 게시물에 반응하고, 저장하고, 지나갔다.

그 원 안의 반응은 뜨거웠지만,
이런 콘텐츠로는 원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같은 계곡 안에서만 맴돌았다.

그때 대표님들이 자주 하던 말이 있다.

"이럴 거면 그냥 그 돈으로 손님한테 서비스 더 주는 게 낫겠어요 ...'

나는 그 말이 오래 마음에 걸렸다.
열심히 안 한 것도 아닌데, 왜 이 답답함은 사라지지 않을까.

문제는 열심히가 아니라, 갇혀 있다는 것이었다

한참 뒤에야 나는 그 답답함의 정체를 알았다.

우리는 열심히 하지 않은 게 아니었다.

좁은 계곡 안에서만 열심히 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케팅에는 '캐즘'이라는 말이 있다.
죽음의 계곡이라는 뜻이다.


새로 시작한 브랜드는 이 계곡을 사이에 두고 서 있다.
계곡 이쪽에는 이미 나를 알아봐 주는 소수의 사람들이 있고,
계곡 건너편에는 아직 나를 모르는 대중이 있다.

맛집 인플루언서를 통해 좋아요를 모으는 일은,
계곡 이쪽에서 이미 나를 아는 사람들과 더 친해지는 일이었다.

따뜻했지만, 거기까지였다.

대상을 계속 쪼개면 반응은 진해질 수 있다.
하지만 진해질수록 세상은 좁아진다. 끝까지 쪼개고 나면 남는 건, 서로를 너무 잘 아는 작은 방 하나뿐이다.

그 방 안에서는 아무리 소리쳐도 밖에서는 들리지 않는다.

브랜드 마케팅은 쪼개는 일이 아니라, 넘는 일이다

여기서 나는 마케팅을 보는 눈이 완전히 바뀌었다.

브랜드 마케팅은 '니치 마케팅'이 아니다.

'캐즘 마케팅'이다.

니치 마케팅은 대상을 더 좁게 쪼개서 좁은 틈새 안에서 만족을 얻는 일이다.

캐즘 마케팅은 그 틈새를 발판 삼아 계곡을 건너 대중에게 닿는 일이다.

전자는 방 안에서 인정받는 것이고, 후자는 방문을 열고 나가는 것이다.

니치에서 멈추면 고립되고, 계곡을 넘으면 대중이 알아본다.

이 차이는 작아 보이지만, 사실은 브랜드의 운명을 가른다.
좁은 원 안에서만 반응이 좋은 가게는 그 원이 식으면 함께 식는다.
하지만 계곡을 한 번 넘은 브랜드는 원 밖의 사람들이 계속 흘러 들어온다.

그래서 나는 먹스타그램을 버렸다

깨달은 뒤 나는 방향을 바꿨다.

정확히 말하면,
니치 안을 더 예쁘게 꾸미는 일을 멈추고 계곡을 건널 다리를 놓기 시작했다.

그 다리가 나에게는 캐즘콘텐츠 였다.

먹스타그램은 이미 맛집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 집 맛있어 보이죠?"라고 말하는 채널이었다.

반면 사장님이 직접 주인공이 되는 영상은,
맛집에 관심 없던 사람에게도 "이 사람 이야기 재밌네"라며 와 닿았다


사람들은 음식만으로는 계곡을 건너오지 않는다.

하지만

한 사람의 스토리에는 계곡을 건너온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대표님을 촬영 대상이 아니라 크리에이터로 세우기 시작했다.

메뉴를 찍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왜 이 일을 하는지를 찍었다.
먹스타그램이 니치 안의 언어였다면,
사장님 자신이 화자가 되는 콘텐츠는 계곡 밖으로 나가는 언어였다.

인스타는 더 이상 목적지가 아니라, 그 여정에서 자연스럽게 남는 부산물이 됐다.

내가 놓고 싶은 것은 콘텐츠가 아니라 다리다

과거의 나는 대표님의 SNS를 더 뾰족하게 만들면 성공한다고 믿었다.

그 결과 좋아요는 얻었지만, 대표님의 세상은 넓어지지 않았다.

이제 나는 다르게 일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예쁜 콘텐츠를 하나 더 만드는 것이 아니다.
좁은 계곡 안에 갇힌 사장님이, 그 계곡을 건너 대중 앞에 자기 얼굴로 설 수 있도록 다리를 놓는 것이다.

작은 원 안에서 인정받는 가게가 아니라,
원 밖의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오는 브랜드.

잠깐 뜨거웠다 식는 반응이 아니라,
계곡을 넘어 계속 흘러 들어오는 사람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감성 피드가 아니라,
그 사장님의 이야기가 대중에게 가닿아 만들어지는 진짜 영향력.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브랜드 마케팅이다.

한때 나는 마케팅을 더 좁히는 일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브랜드 마케팅은 대상을 쪼개서 좁은 방에 안주하는 일이 아니라,
죽음의 계곡을 건너 대중에게 닿는 일이다.
그리고 그 계곡을 사장님 혼자 건너게 두지 않는 것,
건널 다리를 놓아주는 것.

그것이 내 일이다.

당신의 가게는 지금 계곡 이쪽에서 좋아요를 모으고 있는가,
아니면 계곡을 건널 다리를 놓고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당신은 이미 방문을 열고 나갈 준비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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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기 조범진
47기 조범진1· 3일 전

아 빠져들어 읽었네....역시..

오타 제보 드립니다
마지막 두번째 빨간 글자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브랜드 마케팅이다.

그 윗줄에
가닿아 <- 닿아
요거 아닌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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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환 l 자영업자를 위한 마케터

@47기 조범진 감사합니다 !! (수정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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