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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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전오서연 다이어트 칼럼

완벽한 식단은 없다

회원님들 종종 물어보세요.
"선생님, 저탄수화물이 좋아요, 간헐적 단식이 좋아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어떤 유형을 고르느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68,000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에서도 나온 결론도 완벽한 다이어트는 없다는 거예요.
근데 저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가서 애초에 다이어트를 유형으로 나누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봐요.
저탄수화물이니 간헐적 단식이니 하는 다이어트 방법보다 훨씬 먼저 봐야 할 게 있거든요.

바로 지금 내 상태

다이어트가 안 되는 회원님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어요. 어떤 식단을 선택할지부터 고민해요.
근데 저는 그 전에 먼저 여쭤봐요.
요즘 잠은 잘 주무세요, 최근에 스트레스받는 일 있으셨어요,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세요, 식사는 주로 언제 누구랑 드세요.
이걸 먼저 봐야 하는 이유는 같은 회원님이라도 야근이 많은 일주일과 아닌 일주일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거든요.
컨디션이 안 좋고 감정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 식단을 드려도 지켜지지 않아요. 반대로 몸과 마음이 안정된 상태라면 웬만한 식단은 다 잘 맞아요.

그래서 저는 회원님마다 유형을 정해드리지 않아요.

대신 지금 이 회원님이 어떤 몸 상태인지, 어떤 생활 패턴을 갖고 있는지, 평소 식습관이 어떤지, 요즘 감정과 심리 상태가 어떤지를 먼저 파악하는 걸 가장 먼저 해요.

왜냐하면 같은 목표, 같은 체중, 같은 나이대의 회원님이라도 이 네 가지가 다르면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달라져야 하거든요. 유형화된 식단표 하나를 똑같이 드리는 건, 사실 각자 다른 삶을 살고 계신 회원님들께 똑같은 옷을 입히려는 것과 비슷해요. 몸에 안 맞으면 아무리 좋은 옷이어도 결국 못 입고 옷장에 걸어두게 되잖아요.

예를 들어 야근이 잦고 저녁 약속이 많으신 회원님이 계세요.
이런 분한테 "저녁은 이 시간에, 이 메뉴로만 드세요"라는 식단표를 딱 드리면, 그건 애초에 지켜질 수가 없어요.
회식 자리에 가면 메뉴를 회원님이 정할 수 없고, 갑자기 잡힌 저녁 미팅에서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걸 먹을 수도 없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이런 회원님한테는 저녁 메뉴 자체를 통제하려고 하지 않아요. 대신 그 상황 안에서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선을 같이 찾아드려요.
예를 들어 회식 자리에서도 식사를 먼저 드시는 것, 술을 드셔야 하는 자리라면 식사 후 음주하는 것처럼, 통제가 아니라 그 상황 안에서의 최선을 함께 잡아드리는 거예요.

반면 스트레스받으면 먹는 걸로 푸는 패턴이 있으신 회원님도 계세요. 이런 분한테는 아무리 완벽한 식단표를 드려도 큰 의미가 없어요. 왜냐하면 이 회원님이 무너지는 지점은 식단표를 몰라서가 아니라, 스트레스받는 순간 그 감정을 다루는 다른 방법이 없어서거든요.

그래서 이런 회원님한테는 식단 얘기보다 먼저 그 감정 패턴부터 짚어드려요. 언제 주로 스트레스를 받으시는지, 그 스트레스가 느껴질 때 음식을 찾기 전에 다른 걸로 그 감정을 풀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왜 유독 음식으로 그 감정을 해소하게 됐는지. 이 부분을 먼저 다루지 않으면, 아무리 식단표를 바꿔드려도 똑같은 지점에서 계속 무너지시거든요.

이렇게 회원님마다 먼저 봐야 할 지점이 완전히 달라요.

어떤 분은 생활 패턴이 문제고, 어떤 분은 감정이 문제고, 어떤 분은 몸 상태 자체가 문제일 수도 있어요. 유형으로 나눠서 접근하면 이 차이를 다 놓치게 돼요. "저탄수화물형", "간헐적 단식형" 이렇게 분류하는 순간, 정작 그 사람이 왜 다이어트가 안 되고 있는지 진짜 원인은 안 보이게 되거든요.

그래서 제가 회원님을 처음 만나면 먼저 충분히 여쭤보고, 파악하고, 그 사람에게 맞는 접근을 찾는 과정이 먼저예요. 이 과정 없이 바로 식단부터 드리는 건, 사실 그 회원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로 처방을 내리는 것과 같아요.

결국 다이어트가 어려운 이유는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에요.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으려면, 먼저 지금의 나를 정확히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해요.

그다음이 양 조절이에요.

회원님들이 다이어트 시작하실 때 가장 먼저 부담스러워하시는 게 칼로리 계산이랑 그램 단위 계량이에요.

매 끼니마다 저울 꺼내서 재고, 앱에 하나하나 입력하고, 이거 하다가 지쳐서 다이어트 자체를 포기하시는 경우도 많이 봤어요. 그래서 저는 회원님들께 훨씬 직관적인 기준을 드려요. 바로 내 주먹 사이즈.

탄수화물은 내 주먹만큼, 단백질도 내 주먹만큼. 이렇게 눈으로 바로 확인되는 기준으로 양을 잡는 거예요. 밥그릇에 밥을 얼마나 담을지 고민하는 대신 손을 쥐고 그 크기만큼 담으면 되고, 고기를 얼마나 구워야 할지 고민하는 대신 주먹 크기를 가늠하면 끝이에요.

이 기준이 왜 정확하냐면, 사람마다 체격이 다르고 필요한 영양 섭취량도 다 다르기 때문에 다이어트 정보들을 보면 보통 "단백질 100g", "탄수화물 200g" 이런 식으로 모두에게 똑같은 숫자를 던져줘요.

근데 생각해보세요?

키 150대 후반에 체구가 작은 회원님과, 키 170 넘는 체구가 큰 회원님이 똑같이 100g씩 드시는 게 맞을까요?

당연히 아니에요. 몸집이 작은 사람과 큰 사람이 필요한 양 자체가 다른데, 똑같은 숫자를 적용하는 게 오히려 비합리적인 거예요.

근데 신기하게도 손 크기는 그 사람의 체격과 대체로 비례해요. 체구가 작은 분은 손도 작고, 체구가 큰 분은 손도 커요. 그러니까 내 주먹 크기라는 기준은 이미 내 몸에 맞춰서 태어난, 세상에서 가장 개인화된 계량 도구인 셈이에요. 따로 계산할 필요도 없이, 내 몸이 이미 정답을 갖고 있는 거예요.

실제로 적용하시는 방법도 어렵지 않아요. 밥을 담으실 때 손을 쥐어서 그 크기만큼만 담으시고, 고기나 두부, 생선 같은 단백질도 손 쥔 크기만큼 준비하시면 돼요. 외식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삼겹살집에서 고기를 시켜도 내 주먹 분량이면 적당하다는 감을 잡고 계시면, 굳이 그램 수를 여쭤보거나 계산할 필요 없이 눈대중으로 조절이 가능해져요.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어디서든 바로 쓸 수 있다는 거예요.

집에서는 저울을 쓸 수 있지만 회식 자리, 여행지, 친구 집에서는 저울을 꺼낼 수가 없잖아요. 근데 주먹은 항상 몸에 붙어 있으니까, 상황과 장소에 상관없이 언제나 같은 기준으로 양을 가늠하실 수 있어요.

그리고 이렇게 직관적인 기준을 쓰면 다이어트에 대한 심리적 부담도 확 줄어들어요. 매번 숫자를 계산하고 앱에 기록하는 게 스트레스라서 다이어트를 포기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은데, 주먹 사이즈는 그냥 눈으로 보고 감으로 맞추면 되니까 훨씬 가볍게 느껴지고, 그만큼 오래 지속하기도 쉬워져요.

복잡한 계산 대신 내 몸에 맞게 태어난 가장 정확한 기준, 바로 내 주먹을 쓰시면 돼요. 탄수화물도 주먹만큼, 단백질도 주먹만큼. 이 단순한 기준 하나로 어디서든, 언제든 흔들림 없이 양을 조절하실 수 있어요.

정리하면 저탄수화물이냐 간헐적 단식이냐를 고르기 전에, 먼저 지금 내가 어떤 상태인지부터 알아야 해요.

잠은 잘 자고 있는지, 스트레스는 없는지, 생활 패턴은 어떤지, 지금 마음은 편안한지.

이걸 안 보고 유형만 고르면, 아무리 이론적으로 완벽한 식단이어도 내 삶에서는 안 지켜져요.

그다음에 양은 복잡하게 계산할 필요 없이 내 주먹 사이즈로 잡으시면 돼요.

결국 다이어트는 어떤 방법을 쓰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의 나를 얼마나 정확히 아느냐의 문제예요.

나를 모른 채 고르는 식단은 아무리 유명해도 나한테는 안 맞을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