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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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오서연 다이어트 칼럼

살만 빼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우리는 자주 이렇게 생각해요.

"살만 빼면 자신감이 생길 텐데, 사람들도 편하게 만날 텐데, 일도 더 잘할 수 있을 텐데"

그래서 식단 바꾸고 운동을 시작해요. 체중이 줄면 지금 겪는 답답함까지 다 같이 사라질 것 같거든요.

근데 실제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요.

회사에서 계속 일이 밀려들어오는 상태면 식사도 운동도 지속하기 어려워요.

하고 싶은 말을 못 하고 감정을 계속 참는 관계 안에 있으면, 아무리 좋은 식단을 알아도 결국 음식으로 위로받고 싶은 순간이 와요.

반대로 몸이 늘 피곤하고 무거우면 일 우선순위 판단도, 관계에서 여유 있게 대화하는 것도 힘들어져요.

결국 우리가 원하는 삶을 살려면 일, 관계, 다이어트 이 세 가지가 같이 돌아가야 해요. 저는 이걸 트리플 시스템이라고 불러요.

일 문제가 일에서만 끝나지 않는 이유

일이 많아지면 제일 먼저 뭘 포기하세요?

점심 급하게 먹고, 쉬는 시간 미루고, 운동 취소하죠.

퇴근할 땐 이미 에너지가 바닥나서 저녁 준비할 힘도 안 남아요.

근데 문제는 일이 많다는 것 자체가 아닐 수 있어요.

모든 업무를 다 급한 일처럼 받아들이고 있는 건 아닌지, 다른 사람 요청을 거절 못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일이 남아 있으면 쉬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봐야 해요.

기준이 없으면 계속 들어오는 일에 반응만 하게 돼요. 업무가 늘어나면 뭐부터 해야 할지 혼란스러워지고, 그럼 더 오래 일하고, 잠깐 해결된 것 같다가 다시 일이 쌓이는 이 패턴이 계속 반복되거든요.

여기 필요한 건 더 강한 책임감이나 더 많은 야근이 아니에요.

뭐가 중요한 일인지, 어디까지 하면 끝난 건지, 내가 책임질 일과 조정해야 할 일이 뭔지 판단하는 기준이 필요해요.

일의 시스템이 생긴다는 건 모든 걸 완벽하게 해내는 게 아니라, 한정된 시간과 에너지 안에서 중요한 걸 골라내고 경험을 다음 실력으로 쌓는 거예요.

관계 문제가 관계에서만 끝나지 않는 이유

관계가 어려운 분들 보면, 오히려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해서 자신을 지나치게 참는 경우가 많아요.

거절하면 미움받을까 봐 부탁을 다 받아주고, 서운해도 분위기 망칠까 봐 말을 안 해요.

상대 표정이 조금만 달라져도 내가 뭘 잘못했나 불안해하고, 상대 기분까지 내 책임처럼 떠안아요. 그러다 감정이 한계에 오면 갑자기 폭발하거나 관계를 끊어버려요. 계속 상대 반응만 살피고, 내 감정은 참고, 억울함이랑 불안이 쌓이다가 결국 터지거나 피해버리고, 관계는 멀어지고, 이게 다른 관계에서도 똑같이 반복돼요.

좋은 관계는 한 사람이 계속 참고 맞춰준다고 만들어지지 않아요.

사실이랑 내 해석을 구분하고, 상대 마음을 추측하지 말고 직접 확인하고, 내 감정과 욕구를 표현할 수 있어야 해요.

부탁을 거절하는 거랑 그 사람 자체를 거절하는 건 다르다는 것도 알아야 하고요.

관계의 시스템이 생긴다는 건 모든 사람과 잘 지내는 게 아니라, 나랑 상대의 책임을 구분하고 불편함을 대화로 조정하고 관계마다 맞는 거리를 선택할 수 있게 되는 거예요.

다이어트가 반복되는 이유도 똑같아요

체중이 오르면 식사량을 갑자기 확 줄이죠.

과식하면 다음 끼니 굶고, 운동 못 하면 다음 날 두 배로 하려고 하고.

계획 못 지키면 "다이어트 망했다" 생각하고 새로운 식단이랑 운동을 또 찾아요.

강하게 통제해서 체중이 빠르게 줄지만 그만큼 피로랑 욕구가 쌓이고, 결국 무너지고, 자책하고, 또 새 다이어트를 시작해요. 방법은 매번 바뀌는데 생활 방식은 그대로예요.

나만의 다이어트 시스템은 살 안 찌는 완벽한 규칙이 아니에요.

내가 언제 배고픈지, 어떤 감정에서 음식을 찾는지, 어떤 날 운동이 유독 힘든지 관찰하는 것부터 시작해요.

평소 기준만 있는 게 아니라 바쁜 날 최소 기준, 무너진 뒤 돌아오는 복구 기준까지 있어야 해요.

다이어트 성공은 한 번도 안 무너지는 게 아니라, 무너져도 나를 포기 안 하고 다음 선택부터 다시 돌아오는 능력이에요.

세 개 중 하나만 바꿔서는 오래 못 가요

일에서 나를 계속 소모하면서 식단만 완벽하게 지키려고 하면 다이어트가 또 하나의 업무가 돼버려요.

관계에서 감정을 계속 참으면서 야식만 참으려고 하면 음식과의 싸움만 더 커져요.

몸이 지쳐 있는데 일이랑 관계에서 좋은 결과만 내려고 하면 작은 일에도 쉽게 흔들리고요.

일, 관계, 다이어트는 완전히 다른 얘기처럼 보이지만 세 영역에서 반복하는 방식이 놀랍도록 비슷해요.

일에서는 모든 요청을 다 받아들이고, 관계에서는 모든 감정을 다 책임지려 하고, 다이어트에서는 모든 기준을 다 완벽하게 지키려 하다가, 감당 못 하면 한꺼번에 무너지는 거요. 그

래서 트리플 시스템은 세 영역을 다 완벽하게 관리하자는 얘기가 아니에요.

지금 이 중 어디에서 계속 나를 잃고 있는지 한번 보자는 거예요.

경험이 사라지지 않고 기준으로 남는 삶

시스템이 없으면 문제가 생길 때마다 매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요.

일이 밀리면 더 열심히 하고, 관계가 틀어지면 더 맞춰주고, 체중이 오르면 더 독한 다이어트를 해요.

잠깐 나아지는 것 같지만 상황 바뀌면 또 원래대로 돌아가요.

반면 나만의 시스템이 있는 사람은 경험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아요.

관찰하고, 말로 정리하고, 반복되는 패턴을 찾고, 나만의 기준을 세우고, 실행해보고, 안 맞으면 고치고, 무너지면 복구해요. 그렇게 하다 보면 일에서는 중요한 걸 고르는 기준이 남고, 관계에서는 나를 안 잃고 표현하는 기준이 남고, 다이어트에서는 내 몸을 이해하고 돌보는 기준이 남아요.

이 기준들이 쌓일수록 상황에 끌려다니지 않고 내가 선택할 수 있게 돼요.

원하는 삶은 세 가지가 같이 돌아갈 때 만들어져요

원하는 삶은 일이 다 잘 풀리고, 사람들이랑 다 좋은 관계 맺고, 체중을 완벽하게 유지하는 상태가 아니에요.

일이 힘들어도 뭘 먼저 해야 할지 판단할 수 있는 것,

관계가 불편해도 나를 안 잃고 표현할 수 있는 것,

몸이 달라져도 극단적으로 통제하지 않고 필요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것.

이 세 가지 힘이 같이 있을 때 삶이 쉽게 안 무너져요.

지금 한번 봐보세요.

나는 일에서 뭐에 끌려다니고 있나요?

관계에서 뭘 참고 떠안고 있나요?

다이어트에서 뭘 통제하고 반복하고 있나요?

살 빼는 방법 하나 더 찾기 전에, 내가 살아가는 방식부터 봐야 해요.

일을 정리하면 내 시간과 능력을 내가 선택할 수 있어요.

관계를 정리하면 나를 잃지 않고 사람들이랑 연결될 수 있어요.

다이어트를 정리하면 몸을 통제하는 대신 돌볼 수 있어요.

삶이 단순해지면 몸이 바뀌어요.

그리고 몸이 바뀐다는 건 체중이 주는 것만을 말하는 게 아니에요.

내가 원하는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무너져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