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기 정성민
1시간 전•

선택적 고통(부제 :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본능적으로 고통을 회피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래서 예측 가능하고 즉각적인 보상이 있는 행동이 인간의 뇌에는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그런데 왜 어떤 사람들은 스스로 고통을 선택할까? 그리고 그 고통에서 무엇을 배울까?

먼저 '고통'이라는 단어를 풀어 보면 괴로울 고(苦), 아플 통(痛)으로, 신체적·정신적으로 겪는 괴로움과 아픔을 뜻한다. 나는 고통을 두 가지로 나누어 본다.

자연재해나 교통사고처럼 내가 선택하지 않은 수동적 고통, 그리고 국토대장정이나 철인3종처럼 내가 선택한 선택적 고통이다.

우리는 모든 고통을 통제할 수 없다. 원하지 않는 고통을 피할 수 없는 순간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미래를 위해 지금의 불편함을 감수할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이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치르는 일종의 투자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어떤 고통이든 좋은 것은 아니다. 내가 감당할 수 있고, 성장이라는 목적이 분명한 고통이어야 한다.

나는 젊은 시절 이러한 고통을 스스로 찾아다닌 편이다.

자전거로 부산에서 땅끝마을까지 가 보았고, 부산에서 임진각까지 걸어서도 가 보았다.

철인3종, 하프마라톤, 풀코스마라톤을 완주했고, 유도대회에서 입상하기도 했다.

미국 횡단, 유럽과 동남아시아 배낭여행도 했다. SSU 교육도 수료했다.

스카이다이빙, 40m 스쿠버다이빙, 동굴다이빙처럼 고통뿐 아니라 두려움에 일부러 선택한 도전도 있었다.

처음 선택한 고통은 자전거로 땅끝마을을 다녀온 일이었다.

돌이켜 보면 별다른 생각은 없었고, 그저 해 보았을 뿐이다.

그런데 처음 겪는 고통 속에서 알 수 없는 뜨거움이 가슴속에서 올라왔다.

나는 그 뜨거움을 이어 가기 위해 계속 힘든 일을 찾아 나선 것 같다.

이를 반복하면서 고통스러운 쪽이 더 가치 있다는 사실을 몸으로 깨닫게 되었다.

누워서 TV를 보고, 게임을 하고,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놀 때 느끼는 즐거움보다,

무언가에 도전해 힘들게 얻은 감정이 훨씬 값지게 느껴졌고 더 행복했다.

스스로 찾은 고통 속에서 나온 그 감정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니 자신감이었다.

왜 고통을 이겨낸 경험이 자신감을 만들어 주는 것일까?

핵심은 자기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낸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마라톤을 완주했다고 해서 모든 일을 잘할 수 있다는 객관적 증거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자신에게는 증명한 것이 있다.

  • 힘든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 당장 결과가 보이지 않아도 지속할 수 있다는 것

  • 스스로 정한 목표를 끝까지 완수할 수 있다는 것

  •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이 생겨도 대응할 수 있다는 것

이러한 경험이 쌓이면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가 생긴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자기효능감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부분이다.

힘든 일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나는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이 생겼고, 그 믿음은 큰 힘이 되었다.

이렇게 얻은 자신감은 더 힘든 일을 찾아 나서는 에너지가 되었다.

돌이켜 보면 그 경험들이 나를 조금씩 성장시켜 왔다.

그래서 고통은 나 자신에게 하는 믿을 만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내년 상반기에는 선택적 고통에 투자하기 위해

산티아고 순례길 또는 해파랑길을 한 달 동안 걸을 예정이다.

그때 느낄 고통 역시 나를 키워 주는 투자가 될 것이다.

지금 준비하는 사업 또한 잘 다니던 일을 그만두고 고통 속으로 들어온 선택이다.

앞으로 사업을 이어 가는 동안 고통은 반드시 따라올 것이며, 그때 느낄 고통 역시 나를 성장시키는 투자일 것이다.

삶이 무탈하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무탈함에 익숙해져 스스로 도전하는 일까지 멈춘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우리는 때때로 의도적으로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야 한다.

내가 감당할 수 있고, 성장이라는 목적이 분명한 고통을 선택해야 한다.

편안함은 지금의 나를 보호하지만, 가치 있는 불편함은 미래의 나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나는 평생 고통에 투자하는 삶을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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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한
김서한1· 41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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