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일기 _ 선택과 집중
나는 원래 여러 일을 동시에 해내는 사람이었다.
진짜로 멀티플이 가능했고, 또 잘했다.
여러 가지를 병렬로 돌려도 어느 정도 성과를 내는 사람이었고,
그래서 누군가가 하나만 하라는 조언은 내게 크게 와닿지 않았다.
오히려 여러 일을 한꺼번에 벌리는 것이 나의 재능이라고 믿어왔다.
그래서 지금도 이렇게 많은 일들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그러다 보니 서촌 한옥 샵 오픈 제안을 받았을 때도
‘이 기회를 혹시 놓치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왔다.
금액의 크기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 순간 불안이 먼저 나를 움직였고, 나는 그 불안을 ‘기회’로 해석해버렸다.
그래서 서둘러 계약서를 써버렸다.
돌이켜보면, 에이그라운드도, 신라비도, 그리고 지금은 그만둔 평생교육원 교수직도
전부 내 안의 불안정한 상태가 만든 선택들이었다.
불안을 기회로 착각하며 움직였던 시기였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누구보다 몰입형 인간이다
에이그라운드를 하면서 나는 진슬 대표님에게
“하나만 집중해야 한다”,
“그러니까 회사도 그만둬야 한다”
이런 말을 자주 했다.
왜냐하면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작년 뉴질랜드에서 전자강의 하나에 모든 에너지를 몰빵했던 시절,
그게 큰 성공으로 돌아왔던 그 경험이 내 안에 깊게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몰입은 결과를 바꾼다는 걸 내 몸이 먼저 알고 있었다.
빛을 모으면 열이 나고, 열이 모이면 불이 나는 것처럼
사람의 에너지도 한 곳에 모이면 완성도의 수준 자체가 달라진다는 것을
나는 이미 직접 겪어봤다.
한 번이 아니라 몇 번씩 그 감각을 경험했다.
그래서 알았다.
한 가지에 집중하면 나는 평소의 열 배가 된다.
반면 여러 가지를 동시에 붙잡으면 내 퍼포먼스는 쉽게 반으로 쪼개진다.
문제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나는 불안 때문에 계속 여러 일을 벌리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정반대의 결론을 냈다
고가 코칭과 신라비 샵 오픈.
둘 다 놓치기 아까운 기회였고, 둘 다 지금 하면 성과가 날 일이었다.
머리는 늘 이렇게 말했다.
“코칭은 지금 타이밍이야.”
“샵은 이 기회에 해야 해.”
하지만 몸은 이미 알고 있었다.
둘 다 동시에 하면 둘 다 망가진다는 것을.
둘 다 하려고 욕심내면 완성도가 떨어지고,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일의 밀도’가 무너진다는 것을.
그래서 이번에는 아주 단순한 결론을 내렸다.
도저히 둘 다 못하겠다.
그래서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
예전처럼 불안이 나를 움직이게 두지 않고,
내가 직접 경험했던 몰입의 원리를 다시 붙잡기로 했다.
그래서 나는 신라비를 먼저 선택했다
고가 코칭은 지금 당장 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가진 시스템, 경험, 구조는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 더 깊어지고 더 값이 오른다.
하지만 신라비는 지금의 타이밍이 필요했다.
공간은 타이밍이 생명이었고,
한옥이라는 상징성은 지금의 내 흐름과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무엇보다 이번에는 내 마음이 어디에 몰리는지가 명확하게 보였다.
지금 내가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단 하나가 바로 신라비였다.
멀티플로 살던 내가, 한 가지를 선택하면서 진짜 나를 되찾았다
나는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라
한 일에 꽂히면 끝까지 파는 사람이다.
그 사실을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알면서도
나는 불안 때문에 여러 가지를 동시에 잡고 있었고
그게 내 에너지를 흐트러뜨렸다.
하지만 이번 선택은 다르다.
몰입의 기억을 다시 꺼냈고
그때의 나를 다시 믿기로 했다.
지금 나는 신라비에 집중하기로 한 나를 선택했다.
그리고 이 선택은 그동안의 어떤 선택보다 안정적이다.
이제는 불안이 아니라, 내 본능이 알려주는 길을 따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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