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 자체로, 충분하고 괜찮아

더 잘하고 싶은데,

더 잘할 방법이 없을 때가 온다

요즘 나는 이런 생각을 자주 한다.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은 분명히 있는데,
정작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은 더 이상 없는 것 같다는 느낌.

예전에는 달랐다.
부족한 게 보였고, 배울 게 있었고,
조금만 더 공부하면, 조금만 더 노력하면
눈에 보이는 변화가 생겼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이미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봤고,
알 수 있는 건 웬만큼 알고 있고,
시도 → 점검 → 수정
이 루프 안에서 계속 움직이고 있다.

그래서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그럼 이제 나는 뭘 더 해야 하지?”


최근에 오이도 카페에 앉아
기질검사 결과를 다시 들여다봤다.
그중 하나가 마음에 오래 남았다.

책임감이 낮은 게 문제가 아니라,
자기수용이 낮아서 스스로를 끊임없이 검열하고 있다는 것.

그 순간, 퍼즐이 맞춰졌다.

나는 게으른 것도 아니고,
대충 하는 사람도 아니고,
잘하고 싶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그냥
이미 충분히 하고 있는데도
‘아직 부족한 것 같아’라는 내부 검열을
혼자서 계속 돌리고 있었던 것
이다.


그리고 깨달았다.
지금의 나는
“더 잘하는 방법을 모르는 상태”가 아니라
“이미 할 수 있는 건 다 해본 상태”에 가깝다는 걸.

이 단계에서는
새로운 비법이 나오지 않는다.
마법 같은 한 수가 생기지도 않는다.

남아 있는 건 이것뿐이다.

  • 계속 시도해보고

  • 점검해보고

  • 필요하면 조금 수정하고

  • 아니면 그냥 유지하는 것

생각해보면,
이게 전부다.


예전에는
“더 잘하려면 뭘 더 해야 할까?”가 질문이었다면
지금은 질문이 바뀌어야 한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내가 나를 인정해줘도 될까?”

이 질문에
처음으로 고개를 끄덕여 보기로 했다.

완벽해서가 아니라,
더 나아질 여지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냥 지금 이 상태도 충분히 잘 해내고 있다는 사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더 잘하는 방법이 없다는 건
멈춰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이미 제대로 걷고 있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요즘 나는
무언가를 증명하려 하기보다
이 루프를
덜 괴롭고, 덜 불안하게 돌리는 연습을 하고 있다.

어쩌면 지금의 성장은
더 빨리 가는 게 아니라
흔들리지 않고 같은 속도를 유지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나는 여전히 시도하고, 점검하고, 수정한다.
다만 하나 달라진 게 있다면,

이제는 그 과정에서
나를 의심하지 않기로 했다.

그것만으로도
지금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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