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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을 기다리며
7월 책방을 딸에게 맡기고 어디에서든 쉬기로 결정하고 모임마다 결단을 발표했다. 제주도로 출발할 표도 끊었다. 나는 왜 쉬려고하는지? 쉼에서 나는 어떤 변화를 꿈꿀까?

기쁨의 딸 -책방일기
앳된 긴 머리 대학 3학년 영상 기자가 찾아왔다. 며칠 전 시빅뉴스라는 경성대학교 인터넷 언론사에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려는데 촬영 가능한지를 묻는 메일을 받았다. 독립 서점 책방지기의 생각과 이야기란 주제로 책방지기의 하루의 일상을 담아 독립서점의 현실을 들여다보고 독립서점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생각을 담아보고 싶다고 했다.기쁘게 좋다는 답장을 썼더니 연락이 와서 인터뷰 일정을 잡았다. 오늘은 답사 겸 책방 내외를 촬영하고 싶다고 카메라를 들고 왔다. 간단하게 몇 군데 찍겠거니 생각했는데 꼼꼼하게 곳곳을 카메라에 담았다. 몇 가지 질문을 편하게 주고받았다.어떻게 기억의 숲을 선택했냐고 물었다. 유명한 서점도 생각했는데 이미 인터뷰들이 많아 새로울 게 없을 것 같아 새롭게 검색하다가 기억의 숲을 발견했다고. 다큐멘터리 취지와 잘 맞고,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 SNS에서 책방 일기를 찾아봤다는 말도 덧붙였다. 내가 쓰려는 책이 책방 일기였는데 마침 이런 기회가 생기니 진지하게 더 생각할 기회가 되었다. 인터뷰 전에 질문을 보내겠다는 말과 함께 한 시간을 머물다가 카메라를 긴 집에 넣어 어깨에 걸쳐 매고 떠났다.요사이 책방 일기 쓰기에 좀 소홀한 느낌도 있었는데 다시금 생각하며 나의 기쁨의 딸 책방 일기를 꾸준히 쓰면서 준비해야겠다.
토마스만의 기만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사이즈의 얇은 책. 책표지 상단에 인디언 핑크색 직사각형과 아래에 진한 벽돌색 오각형이 표지를 차지하고 있다. 왼쪽 위에 까만 작은 글자 <토마스 만> 가운데는 조금 크고 검은 활자로 <기만>이란 글자가 무심한 듯 ‘내가 제목이거든’ 하고 말하고 있다. 높은 산을 뚝 떼 수박 가르듯 자른 절단면에 잘 구운 벽돌 색을 칠해놓은 것 같은 표지이다. 깊은 산허리와 산 몸통인 양 표지 아래 절반을 차지하며 뾰족한 산봉우리를 잘 지탱하고 있다. 더 빨간 피색으로 독어 원제가 씌여있고 같은 색깔로 꼭대기에서 아래로 날리며 뭔가 떨어지는 디자인이다. 표지는 책 내용을 담고 있다. 핑크색은 봄을 상징하겠지, 핑크색과 벽돌색 산의 뾰족한 일부분이 겹쳐있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드러난 부분과 안에서 품고 있는 부분을 표현하고 싶었을까? 붉은 피일 수도 있는데 꽃잎이 것처럼 보이는 건 기만을 상징하고 싶었을까? 아마 3년 전에 처음 만난 책을 이번에 다시 읽었다.


나의 글쓰기의 환상
늘 품고 있는 나의 글쓰기는 무엇일까? 어린 시절 일기를 바탕으로 한 산골소녀의 이야기를 언젠가 소설로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몽실 언니나 드라마 육남매 같은 분위기의 소설.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책방을 시작하면서 책방에서 손님들과의 소소한 감동과 더불어 책방일기를 수정하여 책으로 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엄마 간병 이야기를 시작으로 삶의 끝자락을 놓는 순간까지 엄마의 모습을 글로 남기는 중이다.나에게 글쓰기 욕망을 쓰는 행위로 쉽게 끌어당기며 가슴을 뜨겁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같은 책방일기를 쓰는데 독서모임 회원 모집이나 행사 안내할 경우 필요에 의해 쓰는 글은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는다. 아무리 바빠도 감동이 일었던 소소한 일은 만사를 제쳐두고 당장 쓰고 싶어진다. 나도 모르게 이미 쓰고 있거나 여의치 못할 때 불만이 잔뜩 쌓인다. 일상에서 인간적인 모습을 보고 심장이 몰랑몰랑해질 때나 안타까운 마음으로 마음이 아플 때, 삶의 소중한 것이 사라져갈 때 글이란 존재가 나에게 다급하게 노크한다. 나는 앞으로 어떤 글을 쓰게 될까? 감동과 이어진 글이 어떻게 연결될까? 여기저기 들어있는 글들은 나에게 어떤 의미로 새겨질까? 써놓았던 글을 잘 뒤져보지 않았다. 나의 어느 부분에든 어떤 형태로든 녹아있으리란 기대를 갖고 그냥 믿으려 한다. 막쓰는 훈련들과 별개로 어떤 훈련을 하며 성장시켜야할 점은 무엇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