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다윗
2시간 전

함께할 구조를 짜다가, 밖에서 부딪혀보기로 했다


글로 남기는 회고

솔직히 말하면, 나는 돈을 벌고 싶다.

하고 싶은 일이 많다. 사람들의 가능성을 믿어주고, 같이 뭔가를 해보고 싶다. 그런데 그걸 계속하려면 일단 나부터 생활이 되어야 한다. 처음에는 월 100만 원 정도라도, 내가 만든 가치로 벌어보고 싶었다.

휴학을 한 학기 더 선택하면서, 그래서 이런 고민을 했다.

“나는 지금, 어떤 일을 책임지고 돈을 받을 수 있을까?”

함께해온 범놀이터는 자영업자의 반복 작업을 줄여서 일이 놀이가 될 수 있게 돕는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나도 그 안에서 기술적인 일들을 해왔는데, 솔직히 해보니까 보이는 게 있었다.

아직 내가 앱 하나를 혼자 개발하고 운영까지 책임질 수준은 아니라는 것.

그렇다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건 아니었다. 새로운 도구를 찾아보고, 이것저것 연결하고, 실제 문제에 적용해보는 일에서는 내가 기여할 지점이 보였다. 기초 공부는 계속하되, 지금 맡을 역할은 다르게 설계할 필요가 있었다.

돈을 받는 마음도 고민이었다.

내가 충분히 기여하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보수를 받으면, 자꾸 미안해졌다. 정해진 보수를 받는 방식이 잘못됐다는 뜻은 아니다. 지금 나에게는 내가 맡은 일과 그 일의 가치가 좀 더 선명하게 보이는 구조가 필요했다.

그래서 시스템 하나를 짜봤다.

내가 먼저 문제를 찾고, 책임질 수 있는 한 건을 끝내고, 확인된 가치에 대해 보상받는 구조.

반복하는 업무 하나를 찾아 실제로 덜 번거롭게 바꾼다. 고객에게 필요한 제안서를 만들고 적합한 계약으로 연결한다. AI 교육에서는 실습 준비나 설정 지원처럼 범위가 분명한 일을 맡아 마무리한다.

다 하겠다는 게 아니라, 그때 필요한 일 중 내가 책임질 수 있는 한 건부터 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시작하기 전에 정할 것들이 있다. 어디까지 맡을지, 무엇을 완료로 볼지, 보수는 얼마인지, 누가 언제 확인할지.

다 해놓고 “좋으셨으면 알아서 주세요”라고 하려는 건 아니었다. 상대에게도 기준이 있어야 하고, 나도 어디까지 책임지면 되는지 알아야 한다.

가치를 먼저 만들고 보상을 나중에 받되, 그 기준은 먼저 맞추는 것.

이 시스템을 짜는 데에는 임경성 대표님의 도움이 있었다.

정말 많이 도움을 받았다. 솔직히 “이 정도면 내가 돈을 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내가 받은 도움 자체에서 분명한 가치를 느꼈다. 이 과정을 이야기하면서 그 도움을 빼놓고 싶지는 않다.

그렇게 정리하다 보니 내가 만들고 싶은 커뮤니티와도 연결이 됐다.

대학생들과 자영업자의 작은 문제를 함께 해결해본다. 누군가는 콘텐츠를 만들고, 누군가는 디자인을 하고, 누군가는 AI 도구를 연결하면서 자기 능력을 실제로 써보는 것이다.

그 도움이 신뢰로 남고, 더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는 범놀이터와 연결할 수 있지 않을까. 그 과정에서 생긴 경험과 합의된 보상이 다음 프로젝트를 가능하게 한다면 어떨까.

내 생활을 만드는 일, 함께하는 사람들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일, 범놀이터에 기여하는 일이 조금씩 이어졌으면 했다.

이 생각들을 AI와도 대화하며 정리하고, 하나의 발표 페이지로 만들었다. 내가 무엇을 부탁하고 싶은지, 무엇을 책임지려는지 꺼내놓아 본 것이다.

그런데 결론은, 처음 그렸던 것과는 조금 달라졌다.

범관 대표님이 알바 자리를 제안해주셨다.

감사한 제안이었다. 하지만 나는 밖에서 직접 부딪혀보고 싶다는 말씀을 드렸다. 그리고 범놀이터를 잠시 나오기로 결정했다.

내가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찾고, 실제로 도움을 주고, 그 대가로 돈을 받아보는 경험. 지금은 그걸 밖에서 직접 해보고 싶었다.

돈을 벌어야 한다는 과제가 사라진 것도 아니고, 갑자기 내 실력이 완성된 것도 아니다. 밖으로 나간다고 저절로 잘될 리도 없다. 내가 그린 구조가 실제로 통하는지는 결국 해봐야 안다.

그래서 이 글은 시스템을 만들어서 성공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그 과정에서 정말 값진 도움을 받았고, 함께할 수 있는 제안도 받았지만, 이번에는 밖에서 부딪혀보기로 선택했다는 이야기다.

나는 누군가의 가능성을 믿어주고, 그 사람이 자기 능력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데 그 첫 번째 대상은, 어쩌면 나였다.

임경성 대표님께 받은 도움도, 범관 대표님이 건네주신 제안도 감사하게 기억하고 싶다.

아직 잘될지는 모른다.

그래도 이번에는, 밖에서 직접 내 몫을 만들어보고 싶다.

카드뉴스는 이 회고를 바탕으로 AI와 함께 제작한 일러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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