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준
6일 전•

천명을 찾았나 싶었는데, 아직 찾는 중입니다

얼마 전, 제 천명을 찾았다는 글을 썼습니다.

저를 설명하는 동사는 ‘번역하다’였습니다.

전문가가 알고 있는 것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게 풀어주고,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소통하도록 돕는 일.

그 설명이 저와 잘 맞는다고 느꼈습니다.
그동안 해왔던 일들이 하나로 연결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 단어로 저를 계속 설명하려다 보니,
어딘가 어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제 경험을 돌아보기보다,
‘번역하다’에 맞는 경험을 찾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잠시 단어를 내려놓고 생각해봤습니다.

“나는 언제 가장 나다웠을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물리치료사로 일하던 때였습니다.

누군가에게 알려주고,
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줬을 때가 재미있었습니다.

조금 더 돌아보니 그보다 오래된 경험도 있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아이들을 가르쳤습니다.

처음에는 봉사시간을 채우려고 신청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해보니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처음부터 교육에 대한 큰 뜻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가르치는 일이 즐거웠다는 기억은 남아 있었습니다.

교사, 상담사, 치료사.


저를 돌아보는 과정에서 이런 역할들이 자주 나왔습니다.

그러다 문득 교육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누군가에게 알려주는 일을 좋아하는 걸까?”

그 질문을 조금 더 좁혀봤습니다.

가르치는 과정에서도 어떤 순간이 좋았는지 생각했습니다.

제가 좋았던 순간은 이런 때였습니다.

상대가 하는 말을 듣습니다.
그 사람이 사용한 단어와 설명을 따라가 봅니다.

그리고 그 내용을 다시 풀어서 이야기해줍니다.

그 설명을 듣고 상대가 이해했을 때 좋았습니다.

자기 마음이 무엇인지 알아차리는 것보다는,
제가 설명하는 내용이나 자기 문제를 이해하는 순간에 가까웠습니다.

‘아, 그래서 그랬구나.’

그런 이해가 생기는 순간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돌아보니 ‘번역하다’가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었습니다.

상대에게 맞는 말로 풀어준다는 점에서는 연결됩니다.

다만 전문가와 고객 사이를 연결한다는 설명만으로는,
제가 즐거웠던 경험을 충분히 담기 어려웠습니다.

저는 한 사람을 직접 만나 설명할 때도 즐거웠으니까요.

반드시 서로 다른 두 사람 사이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지금은 저를 이렇게 설명해보고 싶습니다.

“나는 상대의 말을 듣고,
그 사람이 문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주는 일이 좋다.”

아직은 이 문장이 제 경험에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번역하다’는 제가 사용하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

‘이해하도록 돕는다’는 제가 좋아하는 역할일 수 있고요.

교육은 그 역할을 해볼 수 있는 분야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렇다고 곧바로 교육업이 제 길이라고 정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사람 앞에서 강의하는 일과,
한 사람의 질문을 듣고 설명을 조정하는 일은 다를 수 있습니다.

저는 어느 쪽에서 더 즐거움을 느끼는지,
어떤 방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더 경험해봐야 합니다.

이미 정해둔 핵심 가치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Make It Click. Make It Work.

이해가 딱 되게. 실제로 작동하게.

Make It Click은 상대가 설명을 이해하는 순간과 연결됩니다.

Make It Work는 그 이해가 실제 행동과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기준입니다.

‘번역하다’라는 단어를 다시 살펴본다고 해서,
이 가치까지 버려야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제가 왜 이 문장을 좋아했는지 조금 더 이해하게 됐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생각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저는 오랫동안 배우면서 실행을 미뤄왔습니다.

그래서 배운 것은 직접 해보겠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저를 알아가는 과정에도 그 원칙을 적용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잘 아는 주제에서 누군가의 질문을 듣고,
그 사람이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보겠습니다.

어디에서 설명이 통했는지,
어디에서는 다시 풀어줘야 했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상대에게 실제로 도움이 됐는지도 확인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 자신에게도 물어보겠습니다.

“나는 이 과정의 어느 순간이 좋았을까?”
“어려운 부분이 있어도 다시 해보고 싶은가?”

처음부터 잘 통하는 사람만 만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같은 내용을 여러 번 설명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때도 상대가 이해할 방법을 찾고 싶은지,
그 과정까지 포함해서 이 일이 좋은지 알아보고 싶습니다.

제가 말하는 천명은,
살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두고 반복하게 되는 역할에 가깝습니다.

그 역할을 꼭 지금 한 단어로 완성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먼저 이름을 정해놓고 저를 맞추기보다,
제가 실제로 하는 일과 느끼는 즐거움을 더 살펴보려고 합니다.

앞서 천명을 찾았다고 썼지만,
지금의 저는 아직 찾는 중입니다.

그래도 한 가지는 전보다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저는 상대의 말을 듣고,
그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는 순간이 좋습니다.

이제 그 단서를 가지고 조금 더 해보려고 합니다.

다음에는 저를 설명할 새로운 단어보다,
직접 해보며 알게 된 이야기를 가져오고 싶습니다.

비즈리핏 | 몽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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