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준
52분 전•

부하율이란 무엇인가? 쉬고 있어도 머릿속이 바쁜 이유

일정이 별로 없는 날이 분명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여유롭지 않을때가 많죠.

답하지 않은 연락도 떠오르고, 미뤄둔 결정들 때문에 신경 쓰입니다. 들어야 할 강의도 있고, 만나기로 한 사람도 있고, 정리해야 할 일도 있습니다. 너무 해야할게 많은거죠.

그래서 막상 일하려고 앉으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한 가지를 시작했다가 다른 연락을 확인하고, 다시 돌아와서는 어디까지 했는지 살펴봅니다.

하루가 끝나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오늘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왜 이렇게 지치지?”

이 상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개념이 부하율입니다.

부하율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여력에 비해, 현재 얼마나 많은 일과 부담을 떠안고 있는지를 뜻합니다.

이 글에서는 해야 할 업무뿐 아니라 계속 판단해야 하는 일, 신경 쓰이는 관계, 끝내지 못한 문제까지 포함해 설명하려 합니다. 의학적 진단이나 정해진 검사 점수를 뜻하는 말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일의 개수만 세지 않는 것입니다.

겉으로는 쉬고 있어도 머릿속에서 여러 문제를 계속 붙잡고 있다면, 그 시간은 충분히 여유롭지 않을 수 있습니다.

부하율을 이해하려면,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와 무엇을 계속 신경 쓰고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가장 먼저 떠올리기 쉬운 부담은 실제로 해야 하는 일입니다. 고객을 만나고, 작업을 마치고, 집안일을 하고, 약속한 일을 끝내는 데에는 시간과 힘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어도, 매번 다시 판단해야 한다면 부담은 더해집니다.

이 연락에 지금 답할지. 이 부탁을 받아줄지.

이번 요청은 어디까지 해줄지.

오늘은 무엇부터 할지.

기준이 없으면 비슷한 상황에서도 매번 처음부터 고민하게 됩니다.

관계에서도 부담이 생깁니다. 거절하면 상대가 서운해할 것 같고, 서로 기대하는 것이 달라 설명을 반복하고, 대화가 끝난 뒤에도 상대의 반응이 마음에 남습니다.

아직 처리할 방법을 정하지 않은 문제도 있습니다. 미뤄둔 정산, 답하지 않은 제안, 결론 내리지 못한 선택처럼 당장 손을 대고 있지는 않아도 계속 신경 쓰이는 일입니다.

이런 것들이 동시에 쌓이면 일정표에 빈칸이 있어도 여유가 없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업무가 많더라도 우선순위가 분명하고, 반복되는 일의 처리 기준이 정해져 있고, 도움을 나눌 사람이 있다면 감당하는 방식은 달라집니다.

바쁘다는 사실만으로 부하율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감당할 여력도 늘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충분히 쉬었을 때와 그렇지 못할 때, 익숙한 일을 할 때와 처음 하는 일을 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때와 혼자 책임져야 할 때는 다릅니다.

예전에 했던 양이라는 이유만으로 지금도 똑같이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상태를 놓칠 수 있습니다.

저도 물리치료사로 일하면서 사업을 하고, 주식 공부와 여러 강의를 병행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각각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붙잡고 있으니 시간과 집중력이 여러 곳으로 나뉘었습니다. 하고 있는 것은 많았지만, 한 가지를 충분히 살펴보고 제 것으로 만들 여력은 따로 봐야 했습니다.

좋은 일 여러 개를 더한다고 해서, 그것을 모두 잘해낼 조건까지 함께 생기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부하율이 높을 때 무엇이 어려워질까요?

우선 작은 변화 하나를 받아낼 여유가 줄어듭니다.

이미 하루가 꽉 차 있는데 수정 요청이 들어오거나 약속이 길어지면, 다른 일이나 휴식이 밀립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오늘은 어제 밀린 일을 처리하고, 내일은 오늘 밀린 일을 처리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검토도 뒤로 밀리기 쉽습니다.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이유를 살펴봐야 하지만 “일단 이번 것부터 끝내자”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바꿔야 할지 정할 시간은 없고, 당장 불편한 상황을 넘기는 데 힘을 쓰게 됩니다.

자신의 방향을 돌아보는 일도 비슷합니다. 내가 어떤 일을 계속하고 싶은지, 누구를 돕고 싶은지, 어떤 방식으로 일할지 생각하려고 해도 눈앞의 연락과 마감이 먼저 떠오릅니다.

좋은 기준을 알고 있어도 그 기준에 따라 판단하고 실행할 여력이 부족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부하율은 무의식, 신념, 사명, 원칙, 기획과 연결됩니다.

참고한 자료는 이 요소들을 사업의 ‘하드웨어’에 비유합니다.

여기서는 실제 뇌 구조에 대한 설명보다, 도구를 사용하기 전에 자신의 선택 기준을 살펴보는 관점으로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내가 충분히 알아차리지 못한 두려움이나 반복 반응은 무엇인가.


무엇을 중요하게 믿고 있는가.
누구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가.
그 일을 하면서 어떤 원칙을 지킬 것인가.
그 원칙을 실제 일하는 방식으로 어떻게 옮길 것인가.

이런 기준 위에서 마케팅 도구와 사업 방법,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신경 쓸 일로 하루가 가득 차 있다면, 이 질문들을 살피는 일부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객의 문제를 충분히 듣고 해결한다’는 사명을 가진 대표님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고객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 모든 연락에 즉시 답합니다. 업무 범위를 넘는 부탁도 받아줍니다. 작은 결정까지 전부 본인이 확인합니다.

그러다 정작 한 고객의 문제를 차분히 살펴볼 시간이 부족해집니다.

이 경우 사명을 더 멋진 문장으로 고치는 것과 함께, 연락을 처리하는 방식과 업무 범위를 조정해야 합니다. 고객을 충분히 돕겠다는 기준이 실제 일정에서도 지켜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부하율을 먼저 보자는 말은 이런 의미입니다.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실제로 지킬 수 있는 상태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부담을 없앤 뒤에야 사명을 찾거나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살아가면서 책임을 지고, 일하면서 기준을 다듬고, 그 기준으로 다시 부담을 조정하게 됩니다.

원칙이 부하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매번 연락에 답할 시점을 고민하던 사람이 업무 특성에 맞게 확인 시간을 정해두면, 같은 결정을 반복하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긴급한 연락은 별도 경로를 정하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응답 기준을 알려두는 식입니다.

추가 요청이 들어올 때마다 받아줄지 고민했다면, 기본 범위와 변경 절차를 미리 정할 수 있습니다.

한 번 세운 기준이 이후의 여러 판단을 도와주는 것입니다. 물론 상황이 바뀌면 그 기준도 검토해야 합니다.

부하율을 낮추는 일은 무조건 연락을 끊거나 사람을 적게 만나는 일이 아닙니다.

같은 만남도 누군가에게는 부담이고, 누군가에게는 도움과 회복의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공부와 새로운 도전도 당장은 힘이 들지만 앞으로의 선택을 넓혀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힘이 드는가’만으로 없앨 일을 정하면 안 됩니다.

내가 지켜야 할 책임인지, 원하는 방향에 필요한 일인지, 감당하는 방법을 바꿀 수 있는지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생계나 돌봄처럼 당장 줄이기 어려운 부담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것을 마음가짐의 문제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나눌 수 있는 역할, 받을 수 있는 도움, 조정 가능한 일정부터 현실적으로 찾아야 합니다.

지금 자신의 부하율을 살펴보고 싶다면, 해야 할 일과 계속 신경 쓰이는 일을 한 번 적어보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각 항목에 질문해보세요.

  • 이 일은 지금 내가 책임져야 하는가?

  • 직접 해야 한다면 범위나 시기를 조정할 수 있는가?

  • 계속 고민만 하고 있다면 다음 행동을 정할 수 있는가?

  • 비슷한 결정을 반복하고 있다면 기준을 만들 수 있는가?

  • 이미 필요가 없어졌는데 아깝거나 미안해서 붙잡고 있는가?

가령 미뤄둔 제안이 있다면 언제 무엇을 확인한 뒤 답할지 정할 수 있습니다. 반복되는 확인 업무는 담당자와 판단 범위를 나눌 수 있습니다. 물건을 찾느라 시간을 쓰고 있다면 자리를 정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관계를 끊거나 큰 결정을 내려야만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모호하게 남겨둔 일을 구체적인 다음 행동으로 바꾸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때 한 가지를 더 살펴봐야 합니다.

왜 그 부담을 떠안았는가입니다.

거절하면 기회가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았는지.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었는지.

쉬고 있으면 뒤처지는 것 같았는지.

이 마음을 돌아보지 않으면 일을 정리한 자리에도 비슷한 부담을 다시 채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유를 알아차리면 다음 요청이 왔을 때 잠깐 멈춰 생각할 수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방향에 필요한 일인지, 지금 감당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하율이 낮아지면 성공이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은 아닙니다.

확보한 여력을 어디에 쓸지 정하고, 실제로 실행하고, 결과를 살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판단을 하려는 순간마다 다른 걱정과 요청에 끌려가고 있었다면, 그 부담을 조정하는 일은 새로운 방법을 배우는 것만큼 중요합니다.

부하율을 관리한다는 것은 삶에서 책임을 모두 없애는 일이 아닙니다.

지킬 책임을 감당하고, 중요한 일을 선택하며, 쉬어야 할 때 쉴 수 있도록 여력을 남기는 일입니다.

지금 내게 부족한 것이 정말 새로운 지식일까요?

아니면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실행할 여력을 너무 많은 곳에 나눠 쓰고 있는 걸까요?

오늘은 새로운 할 일을 추가하기 전에, 계속 신경 쓰이던 일 하나의 처리 방식을 정해보셨으면 합니다.

끝내거나, 시간을 정하거나, 범위를 줄이거나, 도움을 나누는 것입니다.

부하율을 낮추는 시작은 내가 무엇을 더 할 수 있는지 증명하는 데서 멈추고, 지금 무엇을 감당하고 있는지 정확히 보는 데 있습니다.

비즈리핏 | 몽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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