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이 바뀔 때마다 브랜드가 흔들리는 이유
어제는 유튜브를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오늘은 AI 자동화가 기회라고 합니다.
내일은 또 다른 사업이 돈이 된다고 하겠죠.
하나씩 배우고 있는데, 이상하게 내가 무슨 일을 하려던 사람인지는 흐려집니다.
새로운 도구를 쓰는 것이 문제는 아닙니다.
다만 방법을 바꿀 때마다 돕고 싶은 고객과 하려던 일까지 달라진다면, 선택할 기준이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도 비슷한 고민을 했습니다.
물리치료 일을 하다가 마케팅 대행으로 넘어오면서
기획하고, 대본을 쓰고, 촬영하고, 편집했습니다.
시간을 줄이려고 자동화도 시도했습니다.
오늘 해야 할 일은 분명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대표님과 대화하다가,
정작 왜 이 일을 하는지는 흐려져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더 빨리 처리하고 고객을 더 받을 방법은 찾고 있었지만,
어떤 일을 계속하고 싶은지는 충분히 돌아보지 못했던 겁니다.
그 대화에서 나온 말이 ‘사명’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거창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선언쯤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기 전문지식으로 사업하는 사람이라면,
실제로 해온 일에서 출발해도 좋겠습니다.
“나는 누구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계속 힘을 쓰고 싶은가?”
고객이 어떤 어려움을 이야기할 때 유독 오래 고민했는지.
어떤 일이 해결됐을 때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느꼈는지.
그 장면에 답의 재료가 있을 수 있습니다.
사명은 한 줄 적어두었다고 곧바로 힘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새로운 일을 받을지, 어떤 콘텐츠를 만들지 결정할 때 실제로 사용해야 합니다.
가령 ‘처음 사업하는 사람이 돈의 흐름을 이해하고 결정하도록 돕겠다’는 방향을 가진 전문가를 생각해보겠습니다.
설명을 위한 예시입니다.
이 사람에게 짧은 영상이 유행한다는 소식은 무엇을 바꿀까요?
고객이 자주 헷갈리는 내용을 짧게 설명하는 방법을 시험해볼 수 있습니다.
AI 도구가 도움이 된다면 자료를 정리하는 시간도 줄여볼 수 있고요.
하지만 조회수가 잘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고객과 관계없는 주제를 계속 다룰지는 별도로 판단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내가 돕고 싶은 사람에게 필요한가’라는 기준이 있습니다.
수익성도 확인해야 합니다.
의미 있는 일이어도 시간과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면 계속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명은 사업 계산을 대신하는 답이 아니라, 무엇을 위해 그 계산을 하는지 정하는 기준입니다.
이것이 브랜딩보다 먼저 사명을 생각해보자는 이유입니다.
브랜딩에는 로고와 소개 문구뿐 아니라 고객이 우리를 경험하는 방식도 들어갑니다.
사명 역시 그 바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순서의 핵심은 ‘어떻게 보일까’를 고민하기 전에 ‘어떤 도움을 계속 제공할까’를 묻는 데 있습니다.
소개에는 신뢰를 적어놓고,
콘텐츠에서는 지키기 어려운 약속을 하면 둘이 맞지 않습니다.
전문성을 강조하지만 매번 유행하는 주제로만 옮겨 다니면,
고객은 무엇을 맡겨야 하는 사람인지 알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좋은 문구보다 반복해서 하는 선택이 설명해주는 것이 있습니다.
저도 아직 제 사명을 완벽한 문장으로 정리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실제 경험을 돌아볼 필요를 느낍니다.
고객사의 말을 듣고 어떤 이야기를 콘텐츠로 꺼낼지 고민했던 순간.
촬영을 어려워하는 사람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보던 과정.
제가 처음 제안한 방향을 다시 검토해야 했던 대화.
어떤 부분에서 더 힘을 쓰고 싶었는지 살펴보는 겁니다.
남에게 멋있게 들리는 말부터 고르면 제 경험보다 문장이 앞서갈 수 있으니까요.
대표님도 최근에 보람 있었던 고객 사례 하나를 떠올려보세요.
그 고객은 어떤 문제로 찾아왔나요?
당신은 왜 그 문제를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나요? 해결된 뒤 무엇이 달라졌나요?
그 답을 바탕으로 임시 문장을 하나 적을 수 있습니다.
“나는 _____한 사람이 _____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
평생 바꿀 수 없는 선언으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실제로 일하면서 더 정확하게 다듬으면 됩니다.
그리고 다음에 들어온 제안 하나에 그 문장을 대입해보세요.
이 일을 선택하면 어떤 경험과 능력이 쌓이는지,
지금의 고객에게도 도움이 되는지 살펴보는 겁니다.
맞지 않는 제안이라도 필요한 이유가 있다면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선택한 이유를 알고 있어야,
하나의 기회 때문에 전체 방향까지 무심코 바꾸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물론 시장이 바뀌면 사업의 방향도 다시 검토해야 합니다.
사명을 정했다고 효과가 없는 방법을 계속 붙잡을 이유는 없습니다.
고객의 문제를 더 잘 이해해서 바꾸는 것인지,
남이 잘되는 모습에 조급해서 바꾸는 것인지 확인하면 됩니다.
브랜드의 흔들림을 모두 사명 부족으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기준 없이 기회를 따라가고 있었다면 출발점을 잡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음 유행이 나타났을 때 “우리도 해야 하나?”를 묻기 전에,
내가 적은 문장을 먼저 펼쳐보세요.
새로운 방법을 배워도, 누구를 위해 쓰려는지는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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